두산 베어스가 또 한 명의 신인의 활약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마운드 곳곳에서 젊은 투수들이 배짱 있는 투구를 펼치며 눈도장을 받고 있다. 2016년 1차 지명이었던 이영하가 지난 28일 데뷔승을 거뒀고, 올해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박치국과 비록 현재 부상으로 빠졌지만 2라운드 김명신도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눈도장을 받았다.
여기에 올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최동현도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하며, 신인 투수 활약 대열에 합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신일고-동국대를 졸업한 최동현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140km/h 중반대의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구사한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145km/h정도지만,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단 전인 지난해 4월에 팔꿈치 수술을 받지만, 두산은 최동현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1차 지명으로 영입했다.
이강철 두산 퓨처스 감독은 "대학교 때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마운드에서 여유가 있고, 밸런스가 좋다. 또 직구 구속은 느리지만 볼끝이 좋은 선수"라며 "1군에서 경험을 쌓으면 정말 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최동현의 재활을 도왔던 이광우 코치 역시 "밸런스가 워낙 좋고, 제구가 안정적이다. 특히 몸쪽을 던질 수 있는 선수다. 요즘은 몸쪽 승부를 못 보면 경기를 풀어가기 힘든데, (최)동현이 같은 경우는 몸쪽 승부를 펼칠 줄 아는 선수다. 또 경기 운용 능력이 좋다는 것은 신인으로서는 엄청난 장점"이라며 "정상적으로 스케쥴만 소화하면 올해 불펜은 물론 내년에는 선발 투수로도 나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라고 칭찬했다.
현재 이천에서 재활에 나서고 있는 그는 지난 27일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다. 직구만 총 30개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133km/h가 나왔다. 수술 후 첫 피칭인 만큼 70~80%의 힘으로 던졌다. 밸런스도 좋았고, 통증도 없었다. 최동현은 앞으로 3~4차례 라이브 피칭을 소화한 뒤 퓨처스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팔꿈치 부상에 갑상선 수술까지. "오히려 차근차근 준비해 도움됐다."
입단 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그는 입단 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 10월 입단 직후 구단 자체에서 실시한 종합 검진에서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됐기 때문. 최동현으로서는 천만 다행이었다. 그는 "이상 징후도 없었는데, 다행히 구단 검사 덕분에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갑상선 수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재활 일정도 전반적으로 미뤄졌다. 늘어난 재활 기간. 그는 "공을 잡지 못한 것이 가장 답답했다. 그런데 오히려 급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하게 돼서 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최동현은 처음으로 캐치볼을 실시했다. 수술 후 처음 던지는 공인 만큼 불안함과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그는 "이게 처음에는 조금씩은 통증이 오더라.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인대를 바꿔서 어쩔 수 없이 처음에는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한 번 이겨내 보자 하는 생각으로 재활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제 통증은 없다"고 웃어 보였다.
최동현의 재활에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특히 앞서 수많은 재활을 견뎌오며 지난 19일 1군에 등록됐던 성영훈은 최동현에게 경험에서 나오는 많은 조언을 해줬다. 최동현은 "성영훈 선배님이 아무래도 재활 경험이 많다보니 도움을 많이 주셨다. 많이 물어보기도 했는데, 항상 답변도 잘해주셨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롤모델은 장원준 선배님, 이승엽-최형우 선배님 상대로 삼진 잡고 싶다."
올 시즌 두산 마운드에서는 김명신과 박치국 등 최동현의 '입단 동기'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김명신은 타구에 맞는 부상으로 현재 재활군에 있지만, 박치국은 현재 선발로 나서면서 나날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신보다 앞서 1군 무대를 밟은 입단 동기의 활약에 최동현은 부러움을 내비쳤다. 그는 "입단 동기들이 잘하니까 좋다. (김)명신이 같은 경우는 대학교 때 대표팀도 같이 가고 친분이 많아서 항상 응원도 많이 했다. 빨리 잘해서 같이 경기를 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1군 무대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평소투 투수들에게 맞더라도 과감하게 승부를 보는 것을 주문한다. 최동현 역시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항상 마운드에서는 자신있게 던졌다. 그것만큼은 잘 보일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롤모델로는 장원준을 꼽았다. 비록 던지는 폼은 다르지만, 마운드에서의 안정감을 부러워했다. 최동현은 "장원준 선배님께서 던지는 모습을 보면, 제구도 좋고 마운드에서 평정심도 남다른 것 같다. 또 항상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시는데, 나 또한 그런 투수가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군에 올라가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선수로는 이승엽과 최형우을 들었다. 최동현은 "내가 왼손 타자에 약한데, 이승엽 선배님과 최형우 선배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좌타자인 만큼 꼭 1군에서 만나서 삼진을 잡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최동현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같은 1차 지명인 (이)영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부담되지만, 나도 좋은 지명을 받은 만큼 꼭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