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댄싱9' 캡틴→감독으로 칸行…음문석 아시나요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06 07: 40

12일 간의 칸영화제 기간 중,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는 19편의 경쟁 부문에 쏠려 있기 마련이다. 지난 2008년 황금종려상 수상자이기도 한 로랑 캉테 같은 세계적인 거장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포진해 있지만, 올해의 주인공이 탄생하는 경쟁 부문이야말로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그러나 19편의 경쟁 부문 외에도 칸영화제에서는 매해 수천 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감독 주간, 비평가주간, 마켓 상영 등 팔레 드 페스티발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만 해도 약 2천여편. 여기에 음문석은 감독으로, 또 주연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비록 '초청'이 아니라 '출품'이지만, 음문석은 칸의 부름을 받고 당당히 칸에 입성했다. 
음문석이라는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것은 2013년 방송된 Mnet 댄스 서바이벌 '댄싱9'이다. 당시 그는 블루아이의 캡틴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댄싱9' 이전에는 SIC가 그의 이름이었다. 가수로 활동했지만 그를 알린 것은 무대가 아닌 예능이었다. 재치있는 언변을 자랑하는 그는 '야심만만', '상상플러스' 등 예능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랬던 그가 음문석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본격적인 배우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드라마 '귓속말'에 출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로 배우로서의 본격 변신을 알리기도 했다. 멋진 턱시도를 차려입고 칸을 누비고 있던 음문석을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현장에서 만났다. 
#소위 '안 팔려서' 시작한 연출, 모든 건 연기를 위한 연습 
미래가 보이지 않아 배우기 시작했던 연기는 어느새 그에게 꿈이 되었다. 노래와 춤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적도 있었지만, 지금 그에게는 연기가 전부다. "이제는 춤을 추지 않느냐"는 질문에 "가끔씩 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반드시 팀원들과 무대에 서겠다"고 무대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던 '댄싱9' 블루아이팀 캡틴은 이제 카메라 앞 스포트라이트를 꿈꾸는 배우가 됐다. 여기에 감독이라는 명함까지 보탰다. 
음문석은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단편 '미행'과 주연을 맡은 '아와 어', 두 편이 올해 칸영화제에 출품되는 행운을 얻었다.
음문석이 연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주 단순한 계기에서였다. "불러주는 곳이 없어서였다." 웃으면서 음문석은 "불러주지 않으니 우리끼리 찍자는 마음이 생기더라. 그래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단편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첫 연출작 '미행'은 음문석과 그의 친구들의 마음을 담듯이 무명배우의 꿈과 설움을 담았다. 주연배우로 이름을 올린 '아와 어'는 '아와 어가 다르다'는 말처럼 사람들의 관점의 차이를 그린 작품이다. 
"한 해 중 가장 먼저 출품할 수 있는 영화제라 냈는데 얼결에 칸에 오게 됐다"는 말처럼 음문석의 칸행은 그야말로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길에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이 오늘과 내일의 음문석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첫 연출작으로 갖게 된 디렉터 배지, 칸의 모든 순간이 신기하고 행복한 음문석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귓속말' 촬영 때문에 부랴부랴 뒤늦게 칸에 오게 된 음문석은 칸이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었다. 잘 통하지 않는 영어로도 프랑스 배우 친구를 사귈 만큼, 음문석은 칸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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