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치 빠진 kt, 무거워진 피어밴드 어깨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30 05: 50

로치, 팔꿈치 염증으로 2주 가량 결장
4일 휴식 후 등판 없던 피어밴드의 어깨 무겁다
'외인 원투펀치'의 파트너가 빠진 상황. 가뜩이나 무겁던 라이언 피어밴드(32)의 어깨에 짐이 턱 얹혔다. 피어밴드는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하기 위해 수원 마운드에 오른다.

피어밴드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에 선발등판한다. 그는 올 시즌 9경기에 선발등판, 64이닝을 소화하며 6승(공동 4위)3패 평균자책점 1.69(1위)을 기록 중이다. 시즌 10번째 등판에서 7승 사냥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kt는 4월까지만 해도 선발진의 구색이 갖춰진 듯했다. 39이닝 연속 무볼넷으로 이 부문 신기록(1986년 이상군, 49이닝 연속)에 도전했던 피어밴드를 필두로 새 외인 돈 로치도 순조롭게 적응했다. 로치는 3월 31일 문학 SK전서 6이닝 2실점,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3~4월 6경기에 등판 36이닝을 소화하며 2승2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했다. 50%를 상회하는 싱커 비율로 땅볼 머신의 면모를 뽐냈다.
그러나 5월부터 갑작스럽게 흔들렸다. 로치는 5월 네 경기에 등판, 23⅓이닝을 책임지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94를 기록 중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 로치는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팔꿈치 미세 염증이 이유였다. kt 관계자는 "1군 복귀까지 약 2주가 걸릴 전망이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최소 두 번, 많게는 세 번까지 로테이션을 거르게 되는 셈이다. kt로서는 피어밴드와 로치, 기대이상의 활약 중인 고영표까지 확실했던 3선발의 어금니가 빠진 셈이다. 바꿔 말하면 로치가 올라오기 전까지 kt 선발진은 피어밴드와 고영표가 외로이 버텨야 한다.
로치가 없는 2주 동안 kt가 맞닥뜨릴 상대들은 모두 까다롭다. 팀 홈런 1위 SK를 시작으로 롯데 원정을 치른 뒤 다시 잠실로 올라와 LG를 만난다. 쉴 틈 없이 마산으로 내려가 NC를 만날 때 즈음 로치가 로테이션에 합류할 계획이다. 모두 kt보다 순위가 높은 팀인 데다 LG를 제외하면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고전이 예상된다.
결국 믿을 건 피어밴드다. 피어밴드가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피어밴드는 이날 SK전과 이번 주말 롯데전에 나서야 한다. 만일 피어밴드가 변수 없이 일요일 롯데전에 등판한다면 올 시즌 첫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피어밴드는 현재까지 철저한 관리 아래 투구를 이어갔다. 5일 휴식 후 등판이 다섯 차례로 가장 많았고 6일 휴식 후 등판도 세 차례 있었다. 피어밴드는 5일 휴식 후 5경기서 33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고, 6일 휴식 후 세 경기서 24이닝을 던지며 3승,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휴식일이 길수록 성적이 좋아졌던 것이다. 로치가 있었다면 꾸준한 관리가 가능했겠지만 이제 kt 선발진의 믿을맨은 피어밴드와 고영표 뿐. 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인 건 타격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kt는 아이러니하게도 외인 타자 조니 모넬을 방출한 후 타격의 힘을 받고 있다. kt는 모넬을 웨이버 공시한 20일 이후 8경기서 팀 타율 3할3푼3리(1위), 팀 홈런 11개(2위)를 기록 중이다. 모넬 방출 이전 42경기서 팀 타율 2할4푼4리(10위), 팀 홈런 24개(공동 9위)였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타격이 SK 마운드를 공략한다면 피어밴드의 호투가 이어질 전망이다. 피어밴드는 지난 2일 SK전에 첫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에이스'의 넉넉한 책임감. 피어밴드가 늘 강조해왔던 부분이다. 이제 그 힘이 정말로 필요한 순간이 왔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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