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잘해야지요." 두산 베어스의 박건우(27)가 부진의 터널을 뚫고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건우는 지난 28일 잠실 kt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활약이었다. 2회말 선두타자 오재일의 홈런 뒤 타석에 들어선 박건우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허경민의 2루타로 3루를 밟은 그는 박세혁의 희생플라이로 득점을 올렸다.
4회에도 주권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안타를 치고 나간 그는 4-5로 지고 있던 5회 2사 3루 상황에서 3루수 왼쪽을 꿰뚫은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어 허경민의 안타로 박건우는 팀의 역전 득점을 올렸다. 7회에도 안타 한 개를 추가하면서 박건우는 이날 경기를 3안타로 마쳤다.
지난해 풀타임 주전으로 뛰면서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17도루를 기록한 박건우는 올 시즌 시작이 좋지 못했다. 4월 19경기에 나와 박건우가 기록한 성적은 1할9푼1리. 삭발을 하는 등 심기일전을 했지만, 타격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결국 지난달 2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군에서 열흘은 박건우에게 알게 모르게 보약이 됐다. 2군에서 1할5푼4리로 부진했지만, 지난 2일 1군에 올라와 이후 치른 21경기에서는 타율 3할4푼9리로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했다. 4월 1할대였던 타율을 2할8푼6리로 3할을 바라보게 됐다.
다소 늦은 발동에 박건우는 "아직 타격감을 확실하게 찾은 것 같지는 않다"라며 "그래도 4월보다는 조금씩 감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타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답답해지자 박건우는 수비에서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21일 SK전에서는 5회말 1사 1루 상황 SK 김동엽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기도 했고, 25일 잠실 LG전에서는 박용택의 타구를 따라가다가 펜스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지기도 했다.
박건우는 "수비는 무조건 잘해한다"라며 "수비에서 더 집중하면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5월 들어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던 1990년생 동갑내기 허경민도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5푼5리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날 박건우와 허경민은 6안타 3타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건우는 "(허)경민도 그렇고 서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을 때 둘 다 정말 마음고생이 많았다"라며 "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돼서 정말 기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아직 지난해 가장 좋았을 때는 아니지만, 조금씩 본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박건우는 "이제 잘해야한다. 더 집중해서 팀 승리에 도움을 주겠다"라고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