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심각한 타선 부진에 빠진 LG가 충격의 5연패를 당했다. 연패 기간 중 선발 투수들이 비교적 잘 던진 경기도 가져오지 못했다. 특히 SK와의 주말 3연전은 뭘 해도 점수는 안 나는 시리즈였다.
LG는 26일부터 28일까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3연전에서 모두 지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때 +10을 웃돌던 승패 마진은 이제 +2까지 줄어들었다. 선발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불펜도 한 번 해볼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역시 타선이 너무 침체됐다. 이런 타격으로 경기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26일 경기에서는 선발 허프의 7이닝 3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1-6으로 졌다. 사실 SK가 솔로포로 점수를 내 앞서 나갔을 뿐, 경기 초반 득점 기회 자체는 LG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4회 양석환, 6회 채은성의 병살타가 나오며 흐름이 끊겼다. 특히 1-2로 뒤진 6회 1사 만루 기회에서 나온 채은성의 병살타는 너무 뼈아팠다. 경기 흐름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기회였으나 LG 타선의 타구는 외야로 뻗지 않았다.
27일에도 아쉬운 장면이 여럿 나왔다. 2회에는 보기 드문 삼중살이 나오기도 했다. 무사 1,2루 기회라 선취점을 낼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히메네스의 타구가 최정의 정면으로 가며 올 시즌 1호 삼중살의 희생양이 됐다. 역시 선취점을 낼 수 있었던 4회에도 무사 1,2루에서 정성훈이 병살타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 후 흐름이 끊긴 LG는 9회 정상호의 3점 홈런이 나올 때까지 철저히 침묵했다.
28일에도 기회는 수 차례 있었다. 1-1로 맞선 4회가 대표적이다. 선두 박용택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서 양상문 감독은 4번 양석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는 강수를 뒀다. 그만큼 1점이 급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1사 3루에서 채은성 오지환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지환은 삼진 이후 방망이를 땅에 내리쳤다.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하는 선수들의 울분이 극에 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1-4로 뒤진 6회에도 2사 후 박용택의 좌전안타, 양석환의 몸에 맞는 공으로 추격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LG 벤치는 대타 임훈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임훈 역시 삼진을 당했다. 1-5로 뒤진 7회에는 1사 1루에서 정상호의 타석 때 런앤히트 사인이 났으나 정상호는 삼진, 히메네스는 2루에서 잡히는 허탈한 상황까지 나왔다.
1-5로 뒤진 8회에도 1사 만루 기회가 있었으나 양석환이 3루수 병살타에 머물렀다. 1-5로 뒤진 9회에는 마지막 힘을 짜내 연속 3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정상호가 병살타를 치며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타선 응집력 부족을 실감한 LG는 최근 14경기에서 3승11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늪에 빠졌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