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시카고타자기', 진수완 작가의 '경성스캔들2'였다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5.28 13: 30

기대감이 너무 컸던 걸까. '시카고 타자기'가 2017년 tvN의 기대작으로 시작했지만 막판까지 이렇다 할 파워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비단 시청률만의 문제는 아니다. 충분히 재미 요소가 가득한 작품이라 더 아쉬운 대목이다. 
'시카고 타자기'는 의문의 낡은 타자기에 얽힌 네 남녀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는다. 스타 작가 한세주(유아인 분), 열혈 팬 전설(임수정 분), 유령 작가 유진오(고경표 분), 한세주의 소설 초고를 빼앗아 데뷔한 작가 백태민(곽시양 분) 등이 주인공. 
사실 이들은 2017년 현생 외에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전생에서도 인연을 맺은 사이다. 한세주의 전생인 서휘영이 문인 겸 독립군 수장이었고 이를 서포트한 게 전설의 전생인 류수현과 유진오의 전생인 신율인 것. 백태민의 전생인 허영민은 독립군을 방해하는 악인이었다. 

'시카고 타자기'는 전생과 현생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스토리 전개를 꾀했다. 현생에서는 사랑과 우정, 소설을 둘러싼 배신과 긴장감에 집중했고 전생에서는 독립운동을 매개체로 한 청춘들의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그렸다. 
시청자들 다수는 전생 이야기에 왠지 좀 더 솔깃한 모습이다. 문인으로서의 유아인의 매력이 현생보다 전생의 서휘영에게서 더 폭발했고 능글맞은 신율의 눈빛은 경성에서 빛을 발했다. 
특히 '시카고 타자기'를 집필한 진수완 작가의 히트작 중 하나가 2007년 방영된 '경성스캔들'인 이유도 있다. 경성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독립에 대한 열망이 흥미롭게 그려진 '경성스캔들'과 '시카고 타자기'의 전생 이야기는 확실히 닮아 있다. 
만약 '시카고 타자기'가 전생에 좀 더 집중해 '경성스캔들' 시즌2의 느낌으로 진행됐다면 어땠을까. 스토리가 전생과 현생을 왔다갔다 하는 사이 이를 잠깐 놓친 시청자들은 중간에 끼어들기 힘드니 가차없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아직 종영까지 2회가 남았지만 여러모로 아쉬움 큰 '시카고 타자기'다. /comet568@osen.co.kr
[사진] '시카고 타자기' 캡처, KBS tvN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