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25·LG)의 기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찌르고 있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27일 경기에서는 매력적인 커브가 그 중심에 있었다.
임찬규는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은 1.36을 기록했다. 규정이닝까지는 아웃카운트 단 두 개가 모자란다. 타선이 1점도 지원하지 못해 승리요건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호투한 경기였다.
임찬규는 올 시즌 SK와의 경기에서 한 차례 나서 1승을 기록했었다. 지난 4월 27일 잠실 경기에서 7⅓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최다 이닝, 자신의 역대 최다 이닝 2위 기록이었다. 당시 임찬규는 커브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SK 타자들은 커브에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커브는 SK 타자들의 화두 중 하나였다. “타이밍 공략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를 듣기라도 했듯이 임찬규는 또 한 번 커브로 SK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임찬규의 커브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은 아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임찬규의 올 시즌 커브 구사 비율은 19.1%로 오히려 체인지업(22.4%)보다는 적다. 그러나 커브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며 타이밍을 뺏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제구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낮은 쪽 코스의 로케이션이 잘 되며 커브의 위력이 배가되고 있다.
이날 임찬규는 총 7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빠른 공 6개, 체인지업 1개였을 뿐 커브는 피안타율이 0이었다. 반대로 탈삼진은 대부분을 커브로 솎아냈다. 1회 조용호(111㎞), 2회 한동민(112㎞), 로맥(109㎞), 3회 김성현(108㎞)이 모두 커브에 헛방망이질을 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임찬규가 한층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