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3강6중1약 구도가 2강6중2약으로 변해가고 있다. LG의 하락세와 롯데의 반등으로 중위권 순위 다툼이 흥미롭다.
5월 중순(5월 15일)까지만 해도 KIA, LG, NC가 3강을 이뤘고, 두산-넥센-SK-kt-한화-롯데가 2.5경기 차이 내에서 다닥다닥 붙어 중위권을 형성했다. 승률 2할을 겨우 넘은 삼성은 최약체로 처져 있었다.
이후 불과 10경기를 치렀는데, 순위권 변동 기미가 보인다. LG가 최근 2승8패의 하락세를 타면서 선두권에서 밀려났고, '잠실 라이벌' 두산에 승률에서 뒤진 4위로 내려갔다. 한때 9위까지 처졌던 롯데는 8승2패의 상승세를 타면서 5위까지 올라왔다. 3위 두산과는 1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한화는 최근 8연패에 빠지면서 10위 삼성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정반대의 흐름을 타고 있는 LG와 롯데가 행보가 흥미롭다. 탄탄한 마운드가 장점인 LG는 빈약한 타선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해결사가 없다. 4번타자 히메네스는 10경기에서 타점이 고작 1개 뿐이다. 26일 SK전에서 터진 솔로 홈런 한 방. 5월 15일 이후 3할 타자는 박용택(.370)과 채은성(.370) 뿐이다. 시즌 초반 찬스에서 돌아가며 터졌던 적시타가 실종됐다. 병살타가 많아지고, 득점권 타율은 내려간다.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지면서 장점이던 마운드도 힘을 잃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LG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5.01이다. 시즌(3.37) 보다 한참 높다. 부상에서 복귀한 허프가 기대와 달리 3경기에서 3패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불펜진에서도 신정락, 정찬헌의 페이스가 좋지 않다. 계속해서 타선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반면 롯데는 5월 첫 10경기에서 3승7패로 내리막을 타는 듯 했으나 이후 10경기에서 8승2패로 반등했다. 타선의 힘이 크다. 5월 치른 20경기에서 팀 타율이 3할1푼1리다. SK와의 홈 3연전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스윕을 한 뒤 KIA 에이스 양현종마저 무너뜨렸다.
타격 1위 이대호가 담 증세로 주춤하지만, 부진했던 번즈가 5월에는 타율 3할2푼9리 4홈런 16타점으로 살아났다. 손아섭, 최준석, 강민호 등 중심타선이 모두 3할대 타율이다. 이우민, 박헌도까지 가세해 한 방씩 터뜨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의 위력이 크지 않고 불펜 불안은 여전하지만, 토종 선발들이 기대 이상이다. 5월 들어 박세웅(4경기 2승 ERA 1.42), 송승준(3경기 3승 ERA 0.93), 박진형(3경기 ERA 2.40), 김원중(3경기1승1패 ERA 1.93)이 좋은 활약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토종 선발 4명이서 5월 평균자책점 1.59(73.2이닝 13자책)를 합작 중이다. 조원우 감독은 베테랑 송승준과 올해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뛰는 박진형과 김원중을 한 번씩 엔트리에서 빼서 적절하게 체력 관리를 해주고 있다.
마무리 손승락을 중심으로 장시환, 윤길현, 박시영, 배장호의 불펜이 조금 더 안정된다면, 상승세는 지속될 수 있다.
두산이 5월 최고 승률로 힘을 내고 있고, 넥센과 SK는 마운드가 흔들리며 5할 승률을 오르내리고 있다. 중위권에서 LG와 롯데가 서로 다른 이유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