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이정후, ‘불금 징크스’ 날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27 05: 46

신인왕에 도전하는 이정후(19·넥센)가 프로 첫 징크스를 해소했다.
넥센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되는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시즌 4차전에서 15-3으로 대승을 거뒀다. 9번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4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리며 팀의 대승에 기여했다. 이정후는 타율은 3할3푼5리를 기록하며 리그 8위에 올랐다. 
올 시즌 이정후는 꾸준히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대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대로 시즌이 계속 된다면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도 달성하지 못한 '데뷔 시즌 3할'을 치게 된다. 프로야구 역사상 십대 선수가 데뷔와 동시에 3할 타율을 달성한 적은 없었다. 이정후가 전무후무한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정후에게도 징크스가 있었다. 이상하게 금요일 경기만 되면 방망이가 헛돌았다. 이정후는 데뷔 후 7회의 금요일 경기에서 24타수 2안타 1타점 타율 8푼3리로 부진했다. 불타는 금요일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정후는 26일 삼성전에서 징크스를 깨끗하게 날렸다. 9번 타자로 나선 그는 고비 때마다 안타를 뽑아냈다. 3회 이정후는 우익수 앞 1루타로 박동원을 홈으로 불렀다. 5회에는 사구로 출루해 고종욱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6회에도 이정후는 2루타로 출루했다. 역시 고종욱이 적시타를 때려 이정후가 홈인했다.
이정후가 많이 살아나가면서 고종욱도 많은 타점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날 이정후는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경기 후 이정후는 “친구들이 내가 금요일에만 안타를 못 친다고 하더라. 마침 오늘이 금요일이라 좀 더 집중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금요일 징크스를 떨쳐서 더 기분 좋다”면서 웃었다.
고졸신인으로 치른 두 달의 루키시즌은 어떨까. 그는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감독님에게 많이 여쭤본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코치님이 운동을 쉬게 해주시는 등 조절을 많이 해주셔서 문제는 없다”며 활짝 웃었다.
타순에 따른 부담감이 있는지도 물어봤다. 그는 “앞에서 치면 출루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9번을 치니까 형들에게 연결만 잘해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치고 있다”고 밝혔다. 옆에서 지나가던 한현희는 “정후가 9번에서 제일 잘 친다”고 귀띔했다.
시즌이 길다보니 이정후도 타격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었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차를 타고 집에 같이 가는데 정후가 짜증을 내더라.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방망이가 안 맞아서 그렇단다. 나도 아버지라 아들 눈치를 보게 된다”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정후는 “주자가 있으면 잘 쳐야 한다. 더 집중한다. 프로선배라기보다 아버지니까 가끔 투정도 부리는 것”이라며 웃어넘겼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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