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손승락-박희수, 수난의 동반 블론세이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23 22: 35

롯데의 굳히기 전략이 실패했다. 마무리 손승락이 무너졌다. 승리를 눈앞에 둔 SK도 허탈했다. 마무리 박희수가 무너졌다. 
롯데와 SK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 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혈투를 벌였다. 두 팀 모두 마무리가 무너지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주중 첫 경기부터 불펜을 다 꺼내 쓰며 힘든 경기를 했다. 롯데가 마지막 순간 웃었지만 씁쓸함을 남긴 한 판이었다. 
SK 선발 박종훈에 끌려 가던 롯데는 4회 전준우의 역전 2점 홈런, 번즈의 연속타자 홈런을 묶어 3-1로 역전했다. 선발 김원중이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며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고, 그 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도 악전고투 속에서 SK의 득점을 묶었다.

7회까지 3-1로 앞서자 롯데 벤치는 팀 공격의 핵심이자 4번 타자인 이대호를 빼는 선택을 내렸다. 이대호는 6회 타석을 소화한 상황이었고,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타석 기회는 없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자 롯데는 7회 수비부터 김상호를 투입했다. 이대호의 상태에 뭔가 이상이 있었다면 당연한 교체였다. 다만 특별한 이상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 롯데 구단 관계자의 이야기였다.
전후사정이야 좀 더 살펴야겠지만 불펜을 믿고 굳히기 전략을 쓴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잘 먹히지 않았다. 8회 장시환이 무사 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성공을 거두는 듯 했으나 9회 손승락이 만루를 허용한 뒤 한동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손승락은 올 시즌 피안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황인데 이날도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신바람을 낸 SK도 같은 아픔에 처했다. SK는 연장 10회 정진기의 2타점 적시타, 그리고 폭투로 3점을 뽑아 승리에 다가서는 듯 했다. 마무리 박희수는 이미 일찌감치 몸을 다 풀고 10회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구가 난조였다. 선두 대타 최준석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손아섭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여기서 이우민과 승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을까. 결국 정직하게 들어간 공이 중월 3점 홈런으로 이어지며 허탈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박희수가 3점 홈런을 허용한 것은 2013년 9월 12일 인천 두산전(9회 김동한) 이후 처음이었다.
양팀 마무리 투수들로서는 각각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두 선수의 블론세이브 탓에 경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여기에 박희수는 2사 후 승부에서도 두 명의 타자를 출루시키며 완벽히 실패한 하루를 보냈다. 롯데는 손승락의 블론세이브를 갚으며 연장 10회 번즈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박희수와 SK는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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