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평점은 최고·리뷰는 극과극…'그 후', 황금종려상 주인 될까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23 18: 06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과연 황금종려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 
홍상수 감독의 신작 '그 후'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제 70회 칸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후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그 후'는 부하직원 창숙(김새벽)과 사랑에 빠진 출판사 사장인 유부남 봉완(권해효), 그리고 창숙으로 오해받은 여자 아름(김민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봉완은 함께 일한 창숙과 사랑에 빠졌다 헤어지고, 이별 후에도 어김없이 이른 새벽 집을 나와 출판사로 향한다. 그러던 중 남편 봉완의 연애편지 같은 글을 발견한 아내(조윤희)가 출판사로 달려오고, 창숙의 후임으로 출근한지 딱 하루된 아름(김민희)을 남편의 여자로 오해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다.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인 만큼, 공식 상영회에 앞서 진행된 기자 시사에는 '그 후'를 보기 위한 전 세계 취재진이 대거 모여들었다. 입장시간이 끝나기도 전, 기자 시사가 진행되는 극장의 만석으로 수십여 명의 취재진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공식 상영회 역시 성황을 이뤘다. 공식 상영회가 끝난 후, 관객들은 4분간의 기립박수로 '그 후'에 찬사를 보냈다. 일어서서 박수를 치는 관객 속에는 '옥자'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도 있었다. 관객의 기립박수에 홍상수 감독과 권해효는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후'는 공식상영 직후 해외 평론가, 영화 전문기자들에게 놀라운 평점을 받았다. 프랑스 영화 전문 사이트 카오스레인즈는 '그 후'에 5점 만점에 4.66을 매겼다. 평론가와 기자들의 평점으로 구성되는 이 평점에서 6명 중 5명이 만점을 의미하는 황금종려마크를 '그 후'에 선사하며 최고의 만족도를 표했다. 스페인의 투다스 라스 크리티카스 역시 높은 평점으로 눈길을 끌었다. 라스 크리티카스는 '그 후'에 8.13으로 '옥자'보다도 후한 평점을 매겼다. 
그러나 리뷰는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황금종려상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자기복제라는 뼈아픈 지적도 있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그 후'에 대해 "소주의 50가지 그림자"라며 "인물들이 테이블에 마주앉아 사랑에 대해 새벽부터 밤까지 얘기를 나누는 홍상수 감독의 전형적인 영화"라고 평했고, 스크린 데일리는 "홍상수 감독이 단골적으로 차용하는 불륜, 오해, 소주 등이 반복되는 긴 대화와 함께 나온다. 홍상수 감독의 팬이 아닌 관객에게는 너무 산만하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르 템프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초월성을 강조하듯 흑백으로 찍은 영상은 멋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작은 영화의 종국에는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유력한 평론가들의 높은 평점이 황금종려상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황금종려상 수상은 경쟁 부문 심사위원들의 결정으로 이뤄지는 일이기에 공식 상영 이후 발표되는 평점이 상의 수상과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후'를 둘러싼 칸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는 참고할 수 있는 중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과연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칸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베를린의 깜짝 낭보에 이어 칸에서도 홍상수가 제대로 일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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