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끝②] '터널'은 어떻게 '시그널'과 '보이스'를 벗었나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5.22 06: 49

OCN '터널'이 이 정도로 대박을 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전작인 '보이스'가 워낙 셌고 tvN '시그널', 영화 '살인의 추억' 등 어딘가 비슷한 듯한 작품들과 비교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터널'은 지난 14일 방송된 14회로 평균 시청률 6.3%,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마의 6% 시청률을 깨부수며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터널'은 1986년의 열혈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터널 속에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중 2017년으로 의문의 시간 이동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성 혐오 범죄와 형사들의 고군분투기는 매회 쫄깃한 스토리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초반 '터널'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각은 마냥 호의적이지 않았다. 타임슬립과 연쇄살인사건, 옛날 형사와 현재 형사의 만남 등의 구성이 '시그널'과 '살인의 추억'을 절묘하게 더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 
그러나 박광호가 2017년의 수사 파트너 김선재(윤현민 분)를 비롯한 강력계 형사들과 맺은 브로맨스는 물론 아내(이시아 분)와 딸 신재이(이유영 분)랑 주고받은 휴머니즘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사실 제작진은 지난 3월 25일 첫 방송 전부터 이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신용휘 PD는 "기존의 타임슬립물, 혹은 수사물과 전혀 다른 작품이다.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춘 휴머니즘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성민 기획 PD 역시 최근 OSEN과 인터뷰에서 "극성 있는 사건들을 다루며 긴장감을 극대화시킨 '보이스'에 비해 '터널'은 밋밋하게 느껴질까 걱정됐다. 하지만 바로 그 '따뜻한 휴머니즘'이 차별화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의 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최진혁은 무릎 부상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작품에 열정을 불태웠고 윤현민, 이유영, 조희봉, 강기영, 김병철, 양주호 등 주조연 캐릭터들 모두 제몫을 200% 해냈다. 
특히 범인으로 나온 배우들은 소름 돋는 연기로 '터널'의 인기에 힘을 보탰다. 연쇄살인범 소시오패스 목진우 역의 김민상, 사이코패스 살인마 정호영 역의 허성태는 '터널'로 주목 받는 배우 대열에 단숨에 들었다. 
2달간 안방에 긴장감과 재미를 던진 '터널'이 2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시그널'의 아류작 아니냐는 시선과 '터그널'이라는 비하, 강렬한 볼거리로 안방을 장악했던 '보이스'의 후속작이라는 부담감을 털고 '터널'이 OCN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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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터널' 캡처, tvN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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