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9, KB금융그룹)와 김자영(26, AB&I)이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7,500만 원)에서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둘은 21일 오전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 6277야드)에서 계속 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각각 이승현(26, NH투자증권)과 김해림(28, 롯데)을 꺾고 결승 티켓을 확보했다.
박인비는 경기 스타일이 비슷한 이승현을 맞아 전반 9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번 대회 들어 1번홀에서 유달리 강한 모습을 보인 박인비는 준결승전에서도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박인비가 1번홀을 버디로 출발하자 파5 2번홀에서 이승현이 반격을 시도했다. 박인비가 파로 막는 사이 버디를 만들어 내며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몸부림쳤다.
그러나 파4 4번홀부터 둘의 운명이 갈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퍼팅이었다. 박인비나 이승현 둘다 ‘퍼팅 달인’으로 소문난 이들이지만 이날 만큼은 결과가 확연히 달랐다. 박인비의 퍼팅은 본 대로 길을 따라갔지만 이승현의 퍼팅은 의도와 다르게 굴렀다. 특히 1.5미터 거리의 퍼팅에서 이승현은 흔들림이 분명했다.
1, 2번 홀에서 버디 하나씩을 주고 받은 뒤 박인비는 남은 전반홀에서 3개의 버디를 더 만들어 낸 반면, 이승현은 1개의 버디만 챙겼다. 이승현은 퍼팅 난조로 보기도 3개가 있었다. 전반 9홀을 끝냈을 때 박인비는 4홀을 앞서고 있었다.
이승현은 20일 오후에 있었던 8강전에서 김지현을 상대로 후반 대역전극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이승현은 박인비를 상대하면서도 어제의 마법이 다시 한번 되살아 나기를 기대했을 터. 약간은 효과가 있었다. 10,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4강전 상대는 다름 아닌 박인비였다. 15번홀에서 박인비가 다시 버디로 맞서면서 더 이상 추격이 어렵게 됐다. 박인비의 4&2 승.
김자영과 김해림의 대결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팽팽하게 펼쳐졌다. 전반 9홀에서 3개씩의 업/다운을 주고 받아 올스퀘어가 된 상황에서 후반홀을 시작했다. 한 치 오차없던 힘의 균형은 파4 14번홀에 가서야 움찔하기 시작했다. 김자영이 버디를 잡아내며 상대를 흔들었고, 이어진 15번홀에서는 김해림이 홀을 포기하면서 승부의 추가 김자영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결코 한번에 무너질 김해림이 아니다. 김해림이 파3 16번홀과 파4 17번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또 한차례 올스퀘어가 만들어졌다.
결승 진출자의 향방은 서든데스 방식의 연장홀에 가서야 가려졌다. 연장 두 번째 홀인 20홀에서 김자영이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00c@osen.co.kr
[사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한 박인비와 김자영의 준결승전 경기 모습.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