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 '터널' PD "'보이스' 후속, 밋밋할까 걱정했는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5.21 13: 47

OCN의 기세가 무섭다. 올해 초 '보이스'로 장르물 명가다운 이름값을 해냈는데 후속작인 '터널'이 그 기운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 시청률 6.3%(유료플랫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최고 시청률 7.1%)을 찍었다. 
'터널'은 '시그널'과 '살인의 추억'을 절묘하게 더한 작품으로 초반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3월 25일 첫 방송 이후 쫄깃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안방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그리고 21일 오늘, 종영 디데이를 맞이했다. 
터널'은 1986년의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터널 속에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중 2017년으로 의문의 시간 이동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진혁을 비롯해 윤현민, 이유영, 조희봉, 김병철, 강기영, 김민상, 허성태 등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OCN의 새 역사를 쓴 '터널'이다. 기획 초반부터 배우들 캐스팅 과정, 전작에 대한 부담감과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 등 김성민 기획 PD와 OSEN이 '터널' 종영 기념 인터뷰를 나눴다.  
-터널 인기 비결을 꼽는다면?
"옛날 형사 박광호의 매력이 통한 것 같습니다. 매회 뚜렷하고 속도감있는 사건과 감정의 진행, 긴장과 이완(코믹)을 넘나드는 연출을 시청자들이 특히 재밌게 보신 것 같습니다."
 
-맨 처음 어떻게 기획하게 됐을까
"장르물에서 따뜻하고 인간미 있는 정서를 구현해내는 작가님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작가님의 작의대로 '어른이 아이를 구하는 이야기, 아빠가 딸을 구하는 이야기, 사람이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무력하게 아이들을 잃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이 시대에, 아빠가 딸을 기어코 구조해 품에 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전작 '보이스' 인기에 대한 부담도 컸을 텐데
"극성 있는 사건들을 다루며 긴장감을 극대화시킨 '보이스'에 비해 '터널'은 밋밋하게 느껴질까 걱정이 되는 반면, 바로 그 다른 점인 '따뜻한 휴머니즘'이 오히려 차별화지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 캐스팅에 중점을 둔 건?
"3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캐스팅에 변수들이 많아서 캐스팅의 난이도가 높았습니다. 아재 감성인데 젊은 형사여야 하는 광호, 내면의 어두움이 있는 선재/재이, 같은 인물을 나눠서 연기해야했던 '전성식 반장/젊은 전성식 순경', 1인2역을 해야하는 '오기자/오기사', 나이대에 따라 여러 명의 아역을 둬야 하는 목진우, 목진우와 비슷한 듯 완전히 달라야 하는 정호영 캐릭터 등 캐스팅의 난이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때문에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캐릭터 적합도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캐릭터 적합도를 최우선 고려해야했습니다. 캐스팅이 가시화되면서 세 주연배우들의 젊고 건강한 에너지와 탄탄한 내공을 가진 조연배우들의 케미가 돋보일 것 같았고 그 방향에서 이후 캐스팅들을 진행했습니다."
 
-무릎 부상 최진혁, 그럼에도 그를 박광호로 선택한 이유?
"모든 액션신에 고정 대역을 동반하고 응급차 및 재활코치를 대기시키는 등의 지원으로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로 사전협의했습니다. 무릎 부상은 컨트롤할 수 있는 문제지만, 박광호 역을 최진혁 씨보다 맛깔나게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찾는 일이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됐습니다. 젊은 에너지와 실제로 순수한 성격, 작품에 대한 진지한 열의와 같은 점이 박광호캐릭터와도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제몫을 다해줬다
"제 몫을 다할 뿐 아니라 200%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태희(김병철 분), 민하(강기영 분), 오기자(양주호 분)는 분량 때문에 이 훌륭한 배우분들의 연기를 더 보여드리지 못하는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김민상, 허성태 배우는 집중 조명됐는데
"작가님의 캐릭터 설계에서부터 목진우, 정호영 캐릭터를 단순 악역이 아니라 주연 캐릭터에 버금가게 심도있게 다루었고, 배우분들도 이 인물의 복합적인 캐릭터들을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셨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도 늘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서 상의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나눴습니다."
 
-PD와 작가의 미니시리즈 입봉작, 어떤 점을 믿었는지
"작가님은 대본으로 큰 믿음을 주셨고, 감독님 역시 '나쁜 녀석들', '신분을 숨겨라', '갑동이' 등 장르물에서의 연출 실력을 이미 입증했습니다."
 
-그럼에도 초반 '시그널'과 '살인의 추억'과 유사점에 우려가 있었는데
"아직도 소재만 들어도 딱 떠오르는 훌륭한 작품들이라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방송 후 반응이 뜨겁지는 않았지만 '터그널'이 아니라 색다른 재미가 기대되는 작품이라는 데까지는 인정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2부에서 2017년에 떨어진 박광호 형사의 표류기가 재미있게 표현되면서부터 반응이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초반부(2-5부)에는 전성식 반장(조희봉 분)의 활약이 컸던 것 같습니다. 광호를 현재에 안착시키고 작품 전체의 톤앤매너를 끌어올리면서 황당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초반엔 시청률 어느 정도 예상했는지
"2~3%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7-8부에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는 조금씩 올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OCN 최고 기록을 깰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시청률 상승의 원동력은?
"엔딩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에서부터 잘 설계된 이야기가 후반부에 무너지지 않았던 점이 좋은 시청률을 이어가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건, '터널' 팀은 마지막 촬영까지 늘 긴장했습니다. 한 신도 쉽게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청반응이 좋아서 힘들어도 더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것을 원동력으로 후반부에도 퀄리티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빡센 현장 스케줄, 그래도 분위기는 좋았을 텐데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힘들어도 더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현장 곳곳에서 스태프들이 삼사오오 모여서 이후 내용이나 캐릭터 이해에 대해 토론이 벌어지는 등 만드는 이들의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터널'이 OCN 드라마 역사에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OCN 드라마가 멋지고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된 느낌이 많은데, '터널'은 그 중 가장 투박하지만 구수하고 인간미 있는 드라마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벌써 시즌2 요청이 들리는데
"애초에 시즌제로 기획된 작품이 아니어서, 아직은 시즌2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습니다. 우선 15-16부 마무리를 잘하고 이후에 논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터널' 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광호가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내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응원부탁드립니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배우들의 넘치는 에너지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게 끝까지 집중하겠습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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