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김장훈의 욕설, 경솔함이 더 안타까운 이유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05.21 10: 54

가수 김장훈의 행동은 분명 경솔했다.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사과했지만, 여전히 여론이 싸늘한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무대에 오르는 공인으로서 감정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한 그에 대한 실망일 것. 김장훈이 사과문에 적은 것처럼 '잘못된 판단'이었다.
김장훈이 지난 20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오른 김장훈은 주차 문제로 인한 경찰과의 시비에 대해 언급하면서 욕설까지 해 논란을 만들었다.
당시 그가 경찰과의 마찰로 무대에 오르기 전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장소와 분위기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 공인으로서 무대에 올라서까지 그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욕설까지 하면서 터트렸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가 현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정확하게 안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김장훈의 넋두리를 듣고 싶어서 모인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결국 김장훈도 "솔직함에 대한 강박", "공권력에 대한 거부담"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적은 사과문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20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공연무대에서 제가 했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오셨던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추모무대에 올랐는데 저도 전혀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그런 저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했습니다"라고 거듭 언급했다.
김장훈이 장문의 상황 설명과 사과문을 게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뜨거운 것은 당시의 상황과 김장훈이라는 공인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 때문이다. 당시의 상황은 그냥 공연 무대가 아니었다. 물론 공연 무대, 관객들 앞에서 공인이 욕설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난받을 일이다. 무엇보다 이날 김장훈이 오른 무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였기에 현장에 모였던 시민들에겐 김장훈의 이런 경솔함이 더 상처가 됐을 것. 분위기가 경직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김장훈은 그동안 독도 문제와 기부에 앞장서며 '독도지킴이', '기부천사' 같은 수식어가 생긴 스타로 존경받아오기도 했다. 그런 그가 한 순간의 판단 실수로 추모 무대 위에서 욕설을 하는 가수가 돼버린 것. 그동안의 김장훈에 대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실수와 논란이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물론 김장훈이 매우 솔직하게 즉각 사과를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현장에 모인 시민들도, 김장훈의 행보를 응원했던 팬들도, 이를 지켜본 대중도 김장훈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행동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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