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일에 한 번씩 경기에 나서잖아요."
유희관이 생애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유희관은 지난 20일 광주 KIA전에서 9이닝 8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4승과 함께 지난 2015년 5월10일 잠실 한화전 이후 741일만에 완봉승을 거뒀다.
이날 유희관은 최고 128km/h의 직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꽁꽁 묶었다. 타자 몸쪽 곳곳을 날카롭게 찌르는 직구에 KIA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돌아서야만 했다. 여기에 위기의 순간에는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효율적으로 이닝을 지워갔다.
올 시즌 유희관은 '200이닝 소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리고 올 시즌 9차례 등판 중 5차례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목표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
20일 경기를 마친 뒤 유희관은 "200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해서 그런지 완봉승을 했다"라며 "투구수가 다소 많았는데, 완봉승 기회가 쉽게 오는 것도 아닌만큼 투수 코치님께 올라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 매 이닝 투구수가 적어져서 완봉승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완봉승은 투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 중 하나다. 경기 내내 무너지지 않고 효율적인 피칭을 펼쳤다는 방증이자,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다음 경기를 좀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유희관 역시 "야수들이나 불펜 투수들은 매일 매일 준비하고 경기에 나선다. 반면 나는 선발 투수인 만큼 5일에 한 번 경기에 나간다. 그만큼 한 번 나갈때 최선의 노력을 다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고 '이닝이터'를 꿈꾸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타자들이 내가 나올 때마다 많은 점수를 뽑아줘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고, 또 포수 (양)의지도 항상 리드를 잘 해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유희관이 매이닝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에는 타고난 유연성이 한 몫 했다. 김태형 감독은 "대부분의 투수들은 한 번 공을 던지고 나면 딱딱하게 뭉치기 마련인데, 유희관은 말랑말랑하다"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유희관 역시 "투수들이 많이 던지면 뭉치는데, 나는 다음날이면 풀린다. 다음 경기도 문제 없이 준비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이닝이터'를 목표로 삼은 만큼, 유희관은 부상을 가장 경계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130km/h를 던지면 200개도 던질 수 있다고 농담을 한다. 그런데 130km/h지만 나는 전력으로 던지는 만큼 힘들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서 그는 "부상을 당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만큼 런닝을 소홀히 하지 않는 등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트레이너 파트에서 항상 관리를 잘 해주고 있어 고맙다"며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항상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묵묵하게 공을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