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공개 코미디의 위기?...‘SNL9’만 같아라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5.21 06: 49

‘SNL9’의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세련된 아이디어가 넘치는 코너와 트렌드를 읽는 유머와 패러디, 날카로운 풍자까지 더해내면서 시원한 웃음과 통쾌함을 동시에 자아내고 있는 모양새.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화제의 코너들도 빵빵 터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 같은 감각을 통해 출연하는 호스트의 매력이 풍성하게 살아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톱스타를 모시고 화제성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아직 그 매력이 덜 알려진 이들을 호스트로 초대, 다방면으로 조명하며 스타성을 발굴해내는 모습이 인상적.
지난 20일에도 건졌다. 호스트로 출연한 배우 김예원의 매력을 제대로 녹여내면서 스타 발굴에 앞장선 바. ‘SNL9’이 깔아준 판에서 거침없이 뛰논 김예원의 활약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안정된 연기와 무대를 휘어잡는 장악력,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뮤지컬 같은 장면들을 대거 연출했음은 물론, 코믹한 연기도 능청스럽게 해내며 즐거움을 더했다.

물론 그의 매력이 풍성하게 살아난 것은 제작진의 기획 덕분이기도 하다. 최근 ‘SNL9’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몇몇 코너들이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회자되고 공유되며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중. 이 같은 브랜딩은 상승기류를 타고 좋은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핫 한 코너는 역시 ‘미운 우리 프로듀스101’(이하 ‘미우프’)다. 가장 ‘핫’ 한 소재를 민첩하게 차용했다는 점이 일단 SNL답다. 현재 대중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인 ‘미운 우리 새끼’와 ‘프로듀스 101’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인기를 후보들을 패러디한 것.
대선을 '데뷔'에 비유해 대선 후보들을 특징을 패러디하고 풍자한 모습에 웃음과 함께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속을 뻥 뚫어줬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주고,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던 의도가 담겨 뜻 깊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재수가 데뷔한 이후 고국, 겜병헌과 함께 더 블루를 결성하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모습이 그려져 흥미를 더했다. 전 대통령을 향한 날카로운 풍자도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코너가 있다. ‘엄카운트다운’ 역시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는데, SNS 상에서 가장 핫 하게 떠오르고 있는 클립 중 하나다. 다양한 노래를 개사하고 패러디해 재미를 만들어내는 포맷인데, 이날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등장시킨 ‘어머님이 누구니’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후의 행보를 패러디한 ‘24시간이 모자라’가 웃음을 빵 터뜨렸다.
‘더빙극장’ 코너도 여전했다 SBS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의 장면을 패러디했는데, 권혁수는 박미선과 선우용녀로 빙의해 호박고구마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여준 바다.
최근 ‘개그콘서트’의 부진과 ‘웃찾사’의 폐지로 공개코미디의 위기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SNL9’은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유머와 풍자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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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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