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이대호, 동갑내기 타격왕 경쟁 가시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21 05: 48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그림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른바 ‘황금세대’로 불리는 1982년생의 선두주자들인 김태균(35·한화)과 이대호(35·롯데)의 동갑내기 타격왕 경쟁이 그것이다. 아직은 순위표에 잡히지 않지만 조만간 가시권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과 이대호는 한국프로야구의 황금기를 이끈 대표적인 타자들로 뽑힌다. 동갑내기로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두 선수 모두 일본 경력이 있으며,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대박을 쳤다는 공통점도 있다. 현재 팀 부동의 중심타자로 변함없는 공격 생산력을 뽐내고 있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시즌 전 많은 전문가들이 두 선수가 고감도 방망이를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태균은 지난해 타율 3할6푼5리를 기록하는 등 여전한 선구안과 타격 기술을 뽐냈다. 일본과 미국을 거쳐 한국 무대에 돌아온 이대호는 타격 다관왕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만큼 두 선수 모두 타격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 성적표는 두 구단의 투자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KBO 리그 컴백으로 어마어마한 화제를 불러 모은 이대호는 20일까지 41경기에서 타율 3할8푼5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상대의 집중견제 속에도 리그 타율 1위다. 9개의 홈런, 26타점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롯데의 타선이 이대호의 능력을 완벽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이대호는 꾸준히 3할대 후반의 타율을 유지하며 2위권과의 격차를 2푼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그런 이대호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역시 김태균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부상으로 잠시 쉬었던 김태균은 복귀 후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연속경기 출루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28경기에서 타율 4할2리, 4홈런, 23타점의 좋은 성적이다. 아직 규정타석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부상만 없다면 5월 말에서 6월 초에는 순위표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다른 부문에서도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이대호는 4할6푼8리의 출루율, 0.588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3할6푼4리다. ‘출루의 신’이 되어가고 있는 김태균은 출루율 4할8푼8리, 장타율 0.578, 득점권 타율 4할3푼8리의 성적이다. 규정타석 미달은 분명 짚고 가야겠지만, 김태균 정도의 타격 기술을 갖춘 선수라면 규정타석 진입 이후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상대의 견제를 많이 받는다는 점, 내야안타를 뽑기 어렵다는 점에서 타율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두 선수는 이미 그런 악조건을 이겨내고 타격왕에 오른 경험이 있다. 이대호는 2006년, 2010년, 2011년 세 차례나 타격왕에 올랐다. 만약 올해도 타격왕에 오른다면 KBO 역대 최다 타이 기록(故장효조·양준혁 4회)을 쓴다. 2012년 타격왕 김태균은 5년만의 타격왕에 도전한다. 두 베테랑들이 후배들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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