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승 질주' 확 바뀐 한화 2군에 무슨 일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18 06: 10

한화 퓨처스 팀, 최근 6연승 돌풍   
체계적 시스템 변화, 유망주 성장
2군의 정상화. 올 시즌 한화가 역점을 두고 있는 개혁안이다. 1군과 불협화음이 없지 않았지만 갈등은 오래 가지 않았다.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화는 최근 2군에서 콜업한 투수 김재영과 김범수가 새 활력소가 되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최근 6연승을 질주하며 17승17패1무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특히 17일 서산 SK전에서  9회 터진 김인환의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11-10 역전승을 거뒀다. 8회 공격 전까지 4-10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무서운 뒷심으로 연승을 이어갔다. 지난 2년간 5할 미만 승률로 2군 성적이 저조했던 한화이지만 올해는 새 바람이 불고 있다. 
▲ 루틴 지키기, 건강 유지
올해 한화 퓨처스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계훈 감독은 "(박종훈) 단장님께서 2군 육성을 위한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다. 철저하게 매뉴얼에 의해 운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1군 (김성근) 감독님도 2군을 맡겨주셨고,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매뉴얼의 핵심은 '루틴'이다. 선수 개인마다 각자 일정한 루틴이 있듯 팀 운용도 정해진 원칙에서 체계화하는 작업이다. 최 감독은 "루틴에 의해 정확하게 운용하려 한다. 투수들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고, 구원도 등판 간격과 개수를 정해진 지킨다. 야수들도 경기 전날 저녁에 라인업을 통보한다. 경기에 나갈 선수들은 준비를 확실하게 할 수 있고, 쉬는 선수들은 확실하게 쉬게 해줘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루틴을 지키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최고로 중요한 것이 선수들의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팀이 제대로 굴러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루틴을 지켜 건강을 유지하고자 한다. 선수들 스스로도 조절할 수 있어야겠지만 스태프가 옆에서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상 방지의 첫걸음이 바로 루틴을 지키는 것이다. 
선수들의 반응도 좋다. 투수 이충호는 "전날 코치님들이 미리 다음날 경기 계획을 알려주신다. 몸과 마음 모두 다음날을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종수 운영팀장은 "퓨처스팀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바뀌면서 선수단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올해 지도자로 첫 발을 뗀 이희근 육성군 배터리코치도 "분위기가 정말 좋다. 운동할 땐 힘들어도 다들 재미있게 하고 있다. 다그치는 것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선수들 스스로 자극받을 수 있도록 한다. 선수들이 코치진을 잘 따라온다"고 했다. 
▲ 선발투수, 센터라인 집중
강한 팀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면 역시 선발투수와 센터라인이다. 선발진이 약한 팀, 센터라인이 약한 팀치고 성적 좋은 팀 없다. 1군뿐만 아니라 2군에서도 미래를 대비해 놓아야 한다. 선수층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 2군에서 진행 중이다. 박종훈 단장은 "뎁스(선수층)는 단기간에 키워지지 않는다. 길게 봐야 한다. 계획성을 갖고 구성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투수는 1군에 올라간 김재영·김범수 외에도 김진영·김용주·김병현이 고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최 감독은 "키포인트는 역시 선발투수다. 우리 선발 자원이 부족한 편인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젊은 투수들 위주로 로테이션을 돌리며 키우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20대 투수인 김진영(2패·4.66) 김용주(3패·8.68) 김병현(1승2패·6.39)의 성적이 지금 당장은 좋지 않아도 꾸준히 기회를 주며 미래 가능성을 테스트 중이다. 
이두근 부상을 딛고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인 김진영은 "선발로 계속 던지며 부족한 것을 더 빨리 캐치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한 경기 못 던지라도 다음 경기에는 다르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여유가 생겼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도 선발 기회를 주시는 감독님께 감사하다. 더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야수진에서는 유격수 정경운(.319·3홈런·20타점), 중견수 원혁재(.261·1홈런·16타점·5도루), 포수 박상언(.304·1홈런·12타점)이 팀 내 최다 출장 1~3위로 붙박이 기용 중이다. 최 감독은 "야구는 센터라인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정경운은 수비가 좋아 활용가치가 높다. 박상언도 아침 저녁으로 웨이트 훈련을 하며 체중을 불리고 있다. 미래 자원으로 준비 중이다"며 "외야에 발 빠른 원혁재·이동훈·강상원, 3루수 김태연 같은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아 한화 미래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김성근 감독 관심, 동기부여
미래 육성뿐만 아니라 1군 즉시전력을 위한 준비도 빼놓지 않는다. 김재영과 김범수처럼 1군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대기시켜놓는 것도 2군의 임무. 최근 김성근 감독이 주목 중인 우완 강속구 투수 강승현과 박상원도 구원으로 특화시켜 준비 중이다. 최 감독은 "2군은 성적보다 육성이 최우선이지만 1군 지원도 중요하다. 1승이라도 1군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1군 감독의 관심이 2군 선수들에겐 큰 힘이다. 김성근 감독은 1군 시즌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도 아침마다 2군 경기를 풀영상으로 직접 세심히 챙겨본다. 김 감독이 주목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선수들의 힘도 솟아난다. 투수 강승현은 "감독님이 관심을 갖고 계시다니 기분 좋고, 의욕이 더 생긴다"고 기뻐했다. 또 다른 투수 박상원은 "아직 김성근 감독님을 뵙지 못했는데 관심 가져주실 줄은 몰랐다"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 
2군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1군 감독의 관심이 어우러져 퓨처스에는 활력이 넘친다. 최 감독은 "지금의 루틴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해주고 있어 고맙다. 스스로 얼마나 커갈 수 있을지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선수들에게 1년 후에 얼마나 성장해있을지 보자고 했다. 노력에는 한도 끝도 없다"는 말로 책임 있는 자율을 주문했다. /waw@osen.co.kr
▲ 최근 5년 한화 2군 팀 성적(승률)
- 2013년 28승56패8무 .333
- 2014년 43승38패9무 .531
- 2015년 37승55패10무 .402
- 2016년 42승47패7무 .472
- 2017년 17승17패1무 .500
[사진1] 17일 SK전 끝내기 승리 후 한화 퓨처스팀. 
[사진2] 선수들과 미팅하는 최계훈 한화 2군 감독. 
[사진3] 김재영-김성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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