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사 1위’ 넥센, 고비 때마다 발목 잡히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18 06: 04

점수를 더 뽑을 수 있는 넥센이 주루사에 울고 있다.
넥센은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5차전에서 4-8로 역전패를 당했다. 넥센은 한화전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두 팀은 18일 6차전서 위닝시리즈를 놓고 대결한다. 
아쉬운 패배였다. 넥센은 1회말 윤석민과 김민성의 적시타로 2득점을 먼저 뽑았다. 한화도 2회초 공격에서 최재훈의 2타점으로 곧바로 반격했다. 양 팀 선발 신재영과 배영수가 10안타씩 얻어맞았다. 두 팀이 난타전 양상으로 득점을 주고받았다.

3-3으로 팽팽한 경기서 6회초 한화가 다시 2점을 뽑아 리드를 가져갔다. 아직 넥센의 추격불씨가 남아있는 상황. 6회말 1사에서 이정후가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정후가 거침없이 내달렸다면 2루타가 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정후는 타구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약간 주춤했다.
한화는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좌익수 양성우가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2루로 송구했다. 정근우는 2루에서 슬라이딩하는 이정후에게 절묘하게 태그를 해서 아웃을 잡았다. 한화 베테랑들의 수비가 워낙 좋았다. 반면 이정후의 타구판단과 주루플레이가 아쉬웠다.
한창 추격세였던 넥센은 주루사 한 방에 맥이 끊기고 말았다. 한화는 8회초 3점을 더해 쐐기를 박았다. 넥센이 8회말 뒤늦게 한 점을 만회했지만 늦었다.
올 시즌 고질적 문제다. 넥센은 안타를 잘 치고나간 뒤 주루사를 당해 점수를 뽑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6일 넥센이 2-1로 이긴 한화전도 마찬가지였다. 넥센이 이기긴했지만, 달아날 수 있는 기회서 주루사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넥센은 5회 1사에서 박정음이 안타로 출루했다. 박정음은 도루 실패로 아웃됐다. 이어 후속타자 서건창이 곧바로 솔로홈런을 쳤다. 박정음이 살아있었다면 투런홈런이 될 수 있었던 상황. 박정음의 도루실패가 더 뼈아팠다. 
6회도 그랬다. 선두타자 김하성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민성의 2루타로 무사 2,3루 기회가 왔다. 고종욱이 땅볼로 잡히고, 김재현이 스퀴즈 번트를 댔다. 3루 주자 김하성이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김재현까지 삼진을 당해 넥센의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어설픈 주루플레이가 확실한 득점기회를 무산시킨 셈이다. 만약 넥센이 패했다면 결정적 패인이 될 장면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점수를) 벌릴 수 있는 상황에서 못 벌렸다. (주루사한 주자들은) 사인에 의해서 뛴 것이었다. 김재현이 최원태를 너무 잘 이끌었다. 스퀴즈 번트 실패에도 그를 대타로 바꾸지 않은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넥센의 주루플레이 미숙은 수치에 그대로 드러난다. 넥센은 도루시도가 29회로 8위다. 방망이를 믿고 거의 뛰지 않는 편이다. 도루성공률은 65.5%로 6위다. 주루사는 18회로 롯데, 삼성과 함께 공동 1위다. 안타를 잘 치고 나가고 살리지 못한 기회가 많았다는 뜻이다.
넥센에는 기동력을 갖춘 타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의 능력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발야구’는 부족한 편이다. 투수에게 부담을 주고, 득점확률을 높일 수 있는 확실한 주루플레이가 필요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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