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실책+투수 교체 실패’ kt의 엇나간 계산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5.17 22: 00

야수진의 실책, 그리고 교체되어 올라온 투수들의 난조. kt 위즈 입장에서는 경기 중후반의 계산들이 모두 엇나가버린 5회말이었다.
kt 위즈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9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kt는 KIA와 NC 등 상위권 팀들과의 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던 기세를 잇지 못하고 루징시리즈를 면하지 못했다.
이날 kt는 지난 등판에서 회복 기미를 보였던 주권이 선발 등판했고, 초반 위기들을 극복했다. 3회말 김동하넹 솔로포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타선은 2회초 장성우의 적시 2루타와 상대 실책을 틈타 2점을 뽑아내며 주도권을 쥐었다.

이제 주권이 5이닝 이상을 버티기만 하면 kt 입장에서는 3.84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불펜진을 가동해 승리 공식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5회를 시작하면서 kt의 계산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2-1로 앞선 5회말 1사후, 주권은 김동한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박기혁의 부상으로 교체돼 들어간 심우준이 실책을 범하면서 위기감이 감돌았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1사 1루에서 김동한에 2루 도루를 허용했고, 포수 장성우의 2루 송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빠지면서 김동한을 3루까지 내보냈다. 중견수 이대형의 송구도 3루로 뛰어 들어가던 김동한에 맞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1사 3루의 상황에서 kt는 전진수비를 펼쳤다. 이후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3루 주자는 홈으로 쇄도했다. 하지만 백핸드 자세로 타구를 잡은 유격수 정현의 홈 송구가 제대로 홈으로 향하지 못하면서 야수 선택으로 2-2 동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1차적인 계산은 어긋났다. 이후 kt는 동점 상황으로 5회를 끌고가야만 경기 중후반 불펜 싸움에서 승산이 있었다. kt는 선발 주권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좌완 홍성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좌타자인 나경민을 계산한 교체였다.
하지만 롯데도 이에 우타 대타인 김상호로 맞불을 놓았다. kt 벤치가 롯데 벤치와의 수 싸움에서 열세에 놓이는 상황이었다. 결국 홍성용은 1사 1루에서 김상호에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2-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홍성용을 투입한 kt 벤치의 투수 교체 실패였다.
2-3으로 뒤진 1사 2루에서, kt는 이대호를 상대하기 위해 다시 필승조인 엄상백을 출격시켰다. 엄상백은 올 시즌 이대호와 두 차례 맞붙어 삼진 1개 포함해 2번 만나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당시 엄상백은 이대호를 150km의 빠른공으로 윽박지르며 압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투수 교체는 무위로 끝났다. 이전 대결과는 달랐다. 엄상백은 빠른공 3개를 던져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그러나 4구 째 던진 129km짜리 커브가 이대호의 기술적인 타격에 걸리면서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2-4로 점수는 더욱 벌어졌다. 5회에만 두 번의 투수 교체 계산이 어긋난 순간이었다.
타선에서 침묵이 이어지던 kt 입장에서는 후반 2점 이상의 점수는 버거웠다. 그리고 엄상백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강민호에 초구 146km 빠른공을 던지다 좌월 솔로포까지 얻어맞아 2-5로 격차를 더욱 벌리게 만들었다.
결과론이 지배하는 투수교체이지만, kt는 필승조를 투입하는 선택이 빛을 내지 못했다. 아울러 계산의 실패가 시작된 심우준, 장성우가 범한 2개의 실책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kt는 7회말에도 오태곤의 실책이 빌미가 되어 3점을 더 내줘 승부를 되돌릴 수 없는 향방으로 만들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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