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7이닝 소화’ 최원태, 넥센 에이스로 급부상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5.17 10: 00

약관의 최원태(20·넥센)가 넥센의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넥센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4차전에서 2-1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넥센(19승 18패 1무)은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8이닝 4피안타 8삼진 무사사구 1실점 무자책점으로 호투한 최원태는 시즌 4승(4패)을 챙겼다.
▲ 평균 7이닝 소화, 던졌다 하면 ‘안심’

밴헤켄이 어깨부상으로 시원찮은 지금 넥센의 에이스는 최원태다. 선발투수의 가장 중요한 요건인 이닝소화능력에서 최원태는 넥센 최고다. 올 시즌 최원태는 6이닝 이전에 강판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실점을 내주더라도 최소 6이닝까지 책임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간다. 감독입장에서 든든할 수밖에 없다.
6이닝 2피홈런 5실점을 한 4월 4일 롯데전이 가장 못 던진 날이었다. 이후 최원태는 갈수록 잘 던지고 있다. 8경기 중 6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최원태는 최근 5경기 연속 퀼리티 스타트를 달리고 있다.
완투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최원태는 최근 100구 이상 던지며 더욱 길게 이닝을 끌고 가고 있다. 4월 27일 두산전에서 109구를 던지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8이닝을 던졌다. 16일 한화전 역시 박정음의 야수실책이 아니었다면 최원태가 처음으로 완투를 할 가능성이 있던 경기였다.
최원태의 투심은 이제 알고도 못 치는 무기가 됐다. 투심의 비율이 투구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고시속 144km/h인 투심은 변화가 심한데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까지 잘되고 있다. 무심코 건드렸다가 범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최원태가 투구수를 아끼면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다.
▲ 상대 에이스 만나도 주눅 없다
넥센은 밴헤켄의 부상과 션 오설리반의 퇴출로 당초 구상했던 원투펀치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새 외국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이번 주 데뷔가 유력한 상황이다. 선발로테이션도 꼬였다. 상대 에이스를 상대할 1선발에 최원태가 들어가고 있다. 재밌는 것은 최원태가 에이스를 만나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원태는 호투하고도 패전투수가 된 적이 많았다. 워낙 상대 에이스를 자주 만나는데다 타선지원도 적었기 때문이다. 최원태는 3일 KIA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승리는 7이닝 1실점으로 더 호투한 양현종이 가져갔다. 10일 NC전도 마찬가지였다. 최원태는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고 5이닝 무실점한 맨쉽에게 밀렸다. 두 경기서 넥센 타선이 최원태에게 지원해준 점수는 0점이었다.
최원태는 8번의 선발등판 중 절반이 외국투수와 만났다. 16일 한화전에서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비야누에바와 대결을 펼쳤다. 비야누에바 역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지원을 받은 최원태를 넘지 못했다. 넥센 타선이 2득점을 뽑아주며 모처럼 최원태의 승리를 지원했다. 단 2점에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최원태의 힘이었다.
최원태는 “작년에는 세게만 던지려했다. 경험을 하다 보니 정확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더 정확하게 던지려 노력한다. 최근 강한 상대선발과 던지고 있다. 이겨내야 하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이 나중에 더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2년차 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였다.
물론 앞으로 고비도 있다. 최원태는 이미 지난 시즌 던졌던 61이닝에 근접한 56이닝을 던졌다. 한 시즌 내내 선발로테이션에서 꾸준히 던져본 경험이 없다. 체력이 떨어질 여름을 그가 어떻게 버티느냐가 문제다. 상대팀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최원태를 철저히 분석해서 나올 것이 분명하다. 최원태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신재영이 그랬듯 최원태의 투구는 넥센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