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명단(DL)을 현명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LA 다저스의 지략이 계속될 수 있을까. 계속되는 논란에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측이 DL행의 적절성을 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LA 지역 최대 언론인 ‘LA 타임스’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 “공개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으나 MLB 사무국이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10일 DL에 오른 마에다 겐타의 사례를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마에다는 지난 12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10일 DL에 올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마에다는 몇 주 동안 햄스트링 통증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설명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마에다는 그 햄스트링 통증에도 불구하고 11일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8⅓이닝 2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햄스트링 부상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9회 시작까지 마운드를 지켰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올해부터 15일에서 10일로 줄어든 DL을 활용해 선발 로테이션을 관리하고 있는 다저스의 전략이 마에다에게도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다저스는 올 시즌 최소 7명의 선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부상 경력들이 많다. 투수들의 체력을 적절하게 안배하고, 7명의 자원들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DL을 쏠쏠히 써먹고 있다. 실제 류현진, 브랜든 매카시, 리치 힐, 마에다 모두 DL에 오른 경력이 있으며, 이 중 힐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등판에 큰 지장이 없는 경미한 부상이었다.
당연히 이런 DL의 꼼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MLB 사무국도 다저스의 이런 의심스러운 DL행이 계속되자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마에다 건은 별다른 문제 없이 넘어가는 모습이지만, 앞으로 다저스의 DL에 대한 검토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A 타임스는 “타 팀 관계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라면서 MLB 사무국도 이런 여론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DL 제도에서 각 팀 의학 스태프들은 선수의 부상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MLB 사무국 측의 의학 스태프들이 검토해 승인한다. DL에 있는 기간에는 각 팀이 부상 선수의 재활 및 경과를 지속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이에 따라 DL 기간은 늘어날 수 있다. MLB 사무국이 DL 등재 시점부터 다저스의 보고서를 깐깐하게 보고, 심지어 의혹을 제기한다면 다저스의 신개념 전략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다저스는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파르한 자이디 단장은 선수들이 실제 부상을 당했으며, 그 부상을 관리하기 위한 DL행이라고 밝혔다. DL에 간 선수들은 필연적으로 더 많은 부상 리포트를 요구받을 수밖에 없는데 구단이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며 MLB 규정에 도전할 필요가 있느냐는 어투다. 하지만 이제는 보는 눈이 많아진 만큼 다저스의 DL행은 앞으로도 적잖은 화제를 부를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