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간판타자 김태균(35)은 무려 70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벌이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전설들이 가지고 있는 기록도 이제는 가시권에 들어왔다.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이 화려한 피날레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균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터진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이로써 김태균은 지난해 8월 7일부터 이어진 자신의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70’으로 늘렸다. 이는 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가 1994년 세운 일본 기록 69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능가하는 것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 기록은 대만프로야구(CPBL)의 린즈성이 가지고 있는 109경기 연속 출루다. 2015년 6월 20일부터 이듬해 6월 14일까지의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KBO는 이 기록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아시아 최고 기록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몇몇 측면에서 김태균의 기록은 지금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치로의 경우는 전형적인 안타 기계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3000안타 이상을 친 대선수다.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반대로 김태균은 정교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교타자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발도 느리다. 이를 고려하면 70경기 연속 출루는 지금 현재로도 대단한 기록이다.
이왕 기록 행진을 시작한 것, 더 오래 이어지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심정이다. 어차피 리그의 수준 차이가 있으니 논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기록도 넘어설 수 있을지는 흥미롭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이 부문 MLB 최고 기록은 전설적인 선수인 테드 윌리엄스가 가지고 있다. 윌리엄스는 1949년 7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84경기 연속 출루를 했다. 이를 깬 후배들은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1941년 7월 20일부터 이듬해 4월 19일까지 74경기 출루를 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이는 1941년 조 디마지오(5월 15일~8월 3일)의 74경기와 함께 MLB 역대 공동 2위다. 유구한 MLB 역사에서도 70경기 이상 연속 출루는 세 차례밖에 없었다. 김태균이 좀 더 힘을 낸다면 이 기록에도 다가설 수 있다.
1950년대 이후로는 70경기에 이를 만한 선수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60경기를 넘긴 선수도 3명밖에 없다. 2006년 올랜도 카브레라(63경기), 1995~1996년 마크 맥과이어(62경기), 2002~2003년 짐 토미(60경기)가 그 주인공이다. 현역으로는 2001년 알버트 푸홀스, 2015년 조이 보토의 48경기가 최다다.
물론 MLB와 KBO 리그의 수준을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아마도 공인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김태균으로서는 이런 MLB의 성적이 집중력을 유지하게 하는 어떠한 동기부여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김태균의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