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스, 오랜만이야. 몸은 괜찮은거니". (유승안 감독) "감독님 많이 좋아졌습니다. 오늘부터 경기 나갑니다". (전준우)
16일 경찰-롯데 퓨처스전이 열리기 전 김해 상동구장.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과 전준우(롯데 외야수)가 해후했다. 지난해 9월 전역 후 8개월 만의 재회. 전준우는 경찰 야구단 8기 주장 출신이다. 동기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전준우는 때로는 절도있게 때로는 다정하게 동생들을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유승안 감독은 "지금껏 경찰 야구단을 이끌면서 전준우같은 선수는 없었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아주 강하고 경찰 야구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동료들이 전준우를 두고 '빅보스'라 부를 만큼 신망이 두터웠다. 전준우가 주장을 맡을때 걱정할 게 없었다. 전준우에게만 한 마디 던지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전역 이후에도 후배들을 불러 밥도 사주고 야구용품도 챙겨주는 등 마음 씀씀이가 참 인상적이다. 진심이 담겨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실력과 인성 모두 갖춘 전준우는 앞으로 대성할 재목"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전준우에게도 경찰 야구단에서 보낸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만큼 소중한 순간이었다. "바깥과 분리되다보니 안에서 계속 야구만 생각하며 운동을 했다. 그 덕에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더 단련됐다. 경찰 야구단에서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는 게 전준우의 말이다.
유승안 감독과 10여 분간 이야기꽃을 피웠던 전준우는 원정팀 라커룸으로 향했다. 동고동락했던 경찰 야구단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의 두 손에는 배팅 장갑 등 야구용품이 가득했다.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전준우는 이날 퓨처스리그 경기에 첫 선을 보였다. 1-6으로 뒤진 8회 2사 1,2루서 김민수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홈팀 뿐만 아니라 원정팀 덕아웃에서도 환호가 쏟아졌다. 경찰 야구단 선수들은 "빅보스 화이팅"을 외치며 전준우를 응원했다. 아쉽게도 3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서로를 향한 따뜻한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지켜보는 사람들 또한 미소가 절로 나올 만큼 훈훈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