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 스태프에서 믿어주는 것 덕분에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
kt wiz는 전력이 다른 구단에 비해 부족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사령탑 김진욱 감독이 부임했지만 기본적인 전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kt는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kt는 한 차례도 최하위에 떨어지지 않았다. 9위까지 내려간 적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하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 선발 투수진과 불펜 투수진이 예상 외로 안정돼 kt를 이끌고 있다.
여러 투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지만 가장 돋보이는 투수 중 하나는 김재윤(27)이다. 김재윤은 14경기에 등판해 12⅓ 1실점(무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고 있다. 실점만 안 하는 것이 아니다. 10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 순위 2위에 올랐다.
김재윤은 "가끔은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기도 하지만 포수 형들이 위주로 구종을 선택한다. 형들이 내 강점을 잘 파악해서 사인을 믿고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김재윤이지만, 현재의 기량과 잠재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지난해 중반 마무리 투수 보직을 차지한 김재윤은 무거운 직구와 슬라이더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4.97로 높았지만 올해도 kt의 최후방을 맡게 됐다.
김재윤은 믿음에 철저하게 부응하고 있다. 일찌감치 10세이브를 올리며 자신의 지난해 기록인 14개에도 근접했다. 이에 대해 김재윤은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2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정도밖에 없다"며 기쁨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음은 그래도 마운드에서의 자세가 지난해와 올해가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재윤은 "긴장과 부담은 갖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그러나 긴장을 안 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면서 "지난해 해본 자리인 만큼 여유는 있다. 무엇보다 코칭 스태프에서 믿어주는 것 덕분에 자신있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이브 순위에서 선두를 지속해서 다투는 김재윤이지만 큰 욕심은 없다. 오히려 마무리 투수로서 팀의 승리를 지켜낸다는 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재윤은 "세이브를 몇 개 올려야한다고 정해 놓은 건 없다. 그저 지난해보다 많이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넘을 것 같다"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낸다는 쾌감이 있다. 내가 경기를 끝낸다는 쾌감이 좋다. 그래서 부담이 있지만 매력적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