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은 현재 구단이 가장 애지중지하며 키우는 투수 중 한 명이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12년 전면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지명될 만큼 김원중에 대한 구단의 기대는 컸다. 어깨와 팔꿈치 등에 무리가 있었던 김원중은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하고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등장했고, 지난해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 경험을 쌓고 있다.
아직은 경기 마다 들쑥날쑥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팀이 연패에 빠진, 위기의 순간마다 등판해 구세주처럼 승리를 거두곤 했다. 16일 사직 kt전 김원중은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며 본인은 시즌 3승을 수확했다.
선발 투수로서 시즌을 맞이했지만 아직은 경험이 일천하다. 올해가 선발로 맞이하는 첫 시즌이다. 부상 전력도 있고,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기에 스태미너 부분에서도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느낌도 주고 있다. 이에 구단은 김원중에 충분한 기회와 휴식을 주고 있다.
조원우 감독과 김원형 투수 코치는 웬만하면 화요일-일요일 등판이라는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않게끔 만들고 있다. 철저한 관리 모드다. 이미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4일 로테이션 대신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열흘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 아직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미완의 대기’라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16일 경기 역시 김원중은 엔트리에서 말소되지는 않았지만 우천 취소 등 로테이션 조정으로 열흘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초반 제구 난조에 봉착했지만 수비진의 도움, 그리고 상대의 주루 실수 등을 틈타 5이닝 노히터라는 기록 아닌 기록도 세웠다. 결국 6회에 다시 흔들리는 기색이 보이자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까지 도움을 주면서 김원중과 팀의 승리가 완성됐다.
김원중 역시 구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스로도 아직은 꾸준한 로테이션 소화가 힘든 부분을 인지하고도 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선발 투수로 성장해 나가는 시기이기에 지금의 과정도 충분한 경험이 된다.
김원중은 16일 경기 후, 현재의 로테이션 관리에 대해 “아무래도 오래 쉬다 보면 경기 감각 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맞다. 오늘도 그 부분에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빠른공의 구위도 괜찮아서 (강)민호 형의 사인대로 공격적인 투구도 펼쳤다”고 말했다. 로테이션 관리에 일장 일단 있다는 것. 그는 아울러 “경기 감각은 문제이지만 아무래도 빠른공의 구위에는 좀 더 힘이 붙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속보다는 구위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김원중은 우완 정통파로 위에서 내려 공을 내리꽂는 타점을 갖고 있다. 구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같은 빠른공이라도 구위의 유무에 따라서 타자들이 대하는 것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비록 이날 4사구가 다소 많았지만 빠른공이 제대로 꽂힐 때는 정타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빠른공 최고 구속은 145km였고, 평균 140km 초반대였지만 공의 회전력으로 인해 잘 맞은 타구라도 외야 깊숙한 곳까지 뻗어가지 않았다. 이날 맞은 안타 역시 장타는 없었고 모두 단타였다. 즉 김원중의 말처럼 좀 더 휴식을 취하면서 구위가 살아났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증명 된 것. 경기 중후반으로 흐를수록 타자와의 승부도 편해졌다.
물론, 언제까지나 김원중이 섬세한 관리를 받을 수는 없다. 언젠가는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관리를 받으면서 얻는 깨달음이 훗날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