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김진성-임창민 필승조 '리그 지배'
불펜 소화 이닝 1위는 아킬레스건
'에이스' 제프 맨쉽(32)의 낙마. 그럼에도 NC가 선두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건 불펜의 두터움 덕분이다.
NC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전을 2-1로 따냈다. 4회, 권희동이 결승 투런포를 때려낸 게 주효했다. 지난 주말 kt 원정서 1승 2패로 '루징 시리즈'를 떠안는 등 5경기 2승 3패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승리였다.
권희동의 홈런만큼이나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건 불펜진이었다. NC 벤치는 4⅓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구창모를 2-0으로 앞서던 5회, 마운드에서 내렸다. 1사 후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은 직후였다. 투구수는 79개.
남은 4⅔이닝. 네 명의 불펜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5월 팀 타율 3할1푼9리, 팀 OPS(출루율+장타율) 0.902, 16홈런, 76타점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1위에 올라있었다. 그 불방망이를 식힌 NC 불펜이었다.
지난 주, 팀이 흔들릴 만큼의 악재가 NC에 찾아왔다. 개막 7경기서 전승을 거두며 NC의 초반 약진에 힘을 보탠 맨쉽이 팔꿈치 근육 손상을 입은 것. 최소 6주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완벽한 복귀까지는 두 달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NC는 에릭 해커와 맨쉽, 최금강을 제외하면 선발진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상태였다. 구창모와 이재학, 장현식 등이 4~5선발 역할을 꿰찼지만 모두 기대 이하. 맨쉽마저 낙마하며 선발진의 '상수'는 해커와 최금강 뿐이었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발진을 불펜이 메워주고 있다. 특히 필승조 원종현-김진성-임창민의 존재감이 무섭다. 원종현은 올 시즌 20경기서 25이닝을 소화하며 1승 11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호투 중이다. 리그 전체 홀드 1위는 그의 몫이다. 특히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이 일품이다. 김진성 역시 18경기에서 26이닝 3승1패 8홀드 평균자책점 1.73. 지난해 부진을 지우는 모양새다. 방점은 임창민이 찍는다. 임창민은 올 시즌 18경기서 20이닝을 던지며 1승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이다. 세이브 부문 1위다.
다만, 헐거워진 선발 탓에 불펜이 지워야 할 이닝이 늘어나는 점은 아쉽다. 올 시즌 NC는 불펜이 161⅓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2위 삼성(146⅓이닝)과도 차이가 있다. 이 부문 최저 KIA(111⅓이닝)와는 50이닝 가까이 차이 난다.
게다가 점차 부담이 늘어나는 분위기. 실제로 NC는 맨쉽이 1군에서 말소된 11일부터 6경기서 불펜진이 24.1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LG(26⅔이닝)에 이어 최다 2위. LG가 연장전(2이닝)을 치렀음을 감안하면 9이닝 기준 1위는 NC다.
NC는 이제 38경기를 치렀다. 3분의 1도 넘지 못한 상황. 김경문 NC 감독은 "3연투는 가급적 없다"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팀 사정상 잦은 등판은 하더라도 선수 보호는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어금니대신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 NC. 불펜야구의 힘은 여전히 강하다. /ing@osen.co.kr
[사진] 원종현-김진성-임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