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니면 금요일에 나간다".
양상문 LG 감독이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허프의 첫 선발 기용일을 시원스럽게 말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의 시즌 4차전을 앞두고 허프의 등판일에 대해 묻자 "목요일 아니면 금요일에 나가는데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프는 지난 12일 잠실 한화전서 구원투수로 시즌 신고식을 가졌고 4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양 감독은 "첫 경기에는 투구수 70개를 소화했다. 이제는 90개 안팎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면서 앞으로는 선발투수로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 감독은 지난 14일 이번 주중 광주 3연전 선발투수를 놓고 차우찬-소사-허프를 등판시키겠다고 밝혔다. 선두 KIA를 상대로 선발 빅트리오를 배치해 일합을 겨루겠다는 의지였다. 상대적으로 KIA는 김진우-팻딘-임기영이 등판한다. 선발싸움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였다.
더욱이 허프는 지난 시즌 유난히 KIA에게 강했다. 작년 2경기에서 2승 모두 챙겼고 평균자책점 1.26으로 강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호투를 펼쳤다. 양 감독은 허프의 첫 선발 출격 상대로 KIA전을 상정하는 말들을 해왔고 실제로 일정을 맞추었다.
하지만 선발투수 류제국이 어깨 휴식을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류제국은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4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6실점(3자책)으로 패전을 안았다. 18일 허프에 이어 19일 롯데전 등판이 예정됐다. 그러나 류제국 빠지고 김대현이 선발업무를 대행한다. 만일 양감독의 애당초 생각대로 허프가 먼저 나온다면 김대현과 임찬규가 주말 롯데전에 나선다.
그러나 양 감독은 4~5선발을 붙여 기용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불펜의 연투 문제도 걸려 있다. 김대현을 18일에 기용하고 허프를 롯데전으로 미룰 수도 있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6일 빅매치 1차전에서 차우찬을 냈지만 연장 11회 2-3으로 역전패를 당했고 불펜투수들을 총동원했다. 17일 2차전 결과를 지켜보고 허프의 투입 일정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류제국이 일시적인 이탈이 허프의 밀당을 만든 셈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