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두 번의 스윙이었다.
KIA가 베테랑 이범호의 활약에 힘입어 빅매치에서 먼저 웃었다. KIA는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2-2로 팽팽한 11회말 이범호의 끝내기타에 힘입어 3-2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1~2위 빅매치에서 선승을 거둔 KIA는 시즌 26승째(13패)를 올렸다. LG는 15패째(23승)를 당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이범호였다. 이범호는 이날 동점홈런과 극적인 끝내기안타로 최근의 부진을 훨훨 날려버렸다. 이날 승부의 흐름은 1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안치홍이 LG 투수 신정락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3루타를 터트리면서 KIA로 넘어왔다.
LG 마운드는 만루작전을 쓰지 않고 전진수비와 함께 이범호와 승부를 걸었다. 이범호는 신정락과 볼카운트 2-2까지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바깥쪽 직구를 가볍게 밀어쳤다. 타구는 전진수비를 펼친 LG 외야수들이 포기할 정도로 우중간을 그대로 꿰뚫었다.
안치홍이 홈을 가볍게 밟아 역전극을 완성했다. 동료들이 모두 몰려나와 물세례를 퍼부었고 오랜만에 승리를 만끽했다. 이범호의 끝내기안타는 KBO리그 시즌 8호, 통산 995호이다. 이범호 개인으로는 4번째 끝내기였다. 작년 6월 29일 광주 LG전 이후 11개월만에 느낀 끝내기 손맛이었다. 다시 한번 LG전에서 큰 일을 해냈다.
더욱이 1-2로 끌려가던 6회에서는 LG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바깥쪽 직구를 노려 우월솔로포를 가동해 동점을 만들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노림수를 갖고 들어가 세 번째에서 설욕의 한 방을 날렸다. 베테랑의 타격이 무엇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두 개의 스윙이었다.
이범호는 절친 김주찬과 함께 최근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개막 직후 곧바로 허벅지 통증으로 재활군에 내려갔고 복귀했지만 화끈한 타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주에는 타선슬럼프가 찾아와 2승4패로 뒷걸음했다. 그러나 이날 확실한 스윙 두 방으로 자존심을 살렸다. 특히 14일 SK전에서 3-3으로 팽팽한 8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루킹 삼진을 당한 빚을 갚았다.
경기후 이범호는 "신정락이 커브가 좋아 무슨 공을 던질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내야 수비들이 앞으로 당겨져있어 맞히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컨택에 집중했던 것이 운좋게 멀리 날아갔다. 끝내기 안타보다는 치홍이가 3루를 가주어서 찬스가 내게 왔다. 개인적으로 홈런과 안타가 나온 것이 앞으로 타격감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주말 인천 마지막 경기에서 말도 안되는 플레이로 실망했었다. 아침부터 경기장에 나와 전력분석팀에서 준비해준 타격 영상을 보며 긍정적으로 환기시키려했던 것이 오늘 경기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다. /sunny@osen.co.kr
[사진] 광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