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10년 105승’ 윤성환, KBO 정상에 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16 21: 32

삼성 토종 에이스 윤성환(36)이 최근의 안정세를 이어가며 44일 만의 승리를 따냈다. 한편으로는 최근 10년간 KBO 리그 최다승 투수로도 이름을 올리는 등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승리였다.
윤성환은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4.00에서 3.81로 떨어뜨려 3점대에 재진입했다.
빠른 공은 대부분 130㎞대 후반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좋은 제구와 슬라이더·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이며 SK 타자들을 묶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한 몸쪽 빠른 공 승부가 기가 막혔다. SK 좌타자들이 모두 멀뚱히 보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투구수가 100개가 넘어간 상황에서 마운드를 지킨 윤성환은 팀의 연패까지 끊어내는 에이스다운 품격을 선보였다.

윤성환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2일 KIA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한 번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타선 지원까지 적절히 뒷받침되며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삼성 타선은 5회까지만 5점을 내며 윤성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또한 윤성환은 이 승리로 최근 10년(2008년 이후) KBO 리그 최다승 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2004년 KBO 리그에 데뷔한 윤성환은 2008년 첫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거뒀다. 이후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인 2015년 17승을 비롯, 7번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는 등 삼성 마운드의 버팀목으로 활약했다. 이날 승리는 2008년 이후 윤성환의 105번째 승리(69패)였다.
윤성환은 이로써 김광현(SK·105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광현이 부상을 당해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장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윤성환의 단독 1위 등극도 확실시된다. 3위는 장원삼(삼성·94승), 4위는 양현종(KIA·93승), 5위는 장원준(두산·92승)으로 윤성환과는 꽤 격차가 있다. 한 시즌에 뒤집기는 쉽지 않은 차이다. 윤성환은 2008년 이후 1401이닝을 소화, 이 부문에서도 역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0으로 앞선 1회에는 조용호의 기습번트가 뜨며 선두타자를 처리했고 김성현의 날카로운 타구는 좌익수 정면으로 가 한숨을 돌렸다. 한동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로맥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선두 김동엽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정의윤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고 불을 껐다.
3회에는 1사 후 박승욱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조용호를 삼진으로, 김성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타선이 4회 3점을 보태주자 4회에는 한동민 로맥 김동엽이라는 상대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하고 화답했다. 5회 러프가 솔로포를 터뜨리자 5회에는 무사 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며 팀의 리드를 굳건히 지켰다.
6회 로맥에게 투런포를 맞고 실점하기는 했지만 7회 1사 2루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이재원을 중견수 뜬공, 대타 나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7회까지 108개의 공을 던진 윤성환은 5-2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넘겼고 불펜이 윤성환의 승리를 잘 지켰다.
윤성환은 경기 후 "오늘은 초반부터 낮게 제구가 되면서 다행히 긴 이닝을 던진 것 같다. 또 야수들이 초반에 점수를 내줘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피칭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그리고 7회까지는 반드시 내 손으로 막아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는데 마음 먹은대로 돼 좋고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에이스다운 승리 소감이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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