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발진의 기대주인 문승원(28)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또 ‘사자 악몽’에 울었다.
문승원은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점)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6.75에서 6.64로 조금 낮아졌다. 종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113개)를 뛰어넘으며 분투했지만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2-5로 뒤진 7회 신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겨 시즌 4패 위기에 몰렸다.
올 시즌 리그에서 이닝당 안타허용개수가 가장 높은 선수인 문승원은 4월 15일 한화전 승리(6이닝 2실점) 이후 아직 승전보를 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승리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여기에 통산 1이닝 이상을 던진 삼성과의 4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는 등 삼성전 평균자책점이 11.57에 이른 터라 이날 설욕전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4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회에는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잘 잡고도 실점했다. 2사 후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러프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았고, 2사 2,3루에서는 이승엽의 투수강습 내야안타 때 선취점을 허용했다. 문승원이 글러브를 뻗었지만 맞고 튀었다.
2회에는 조동찬을 우익수 뜬공으로, 이원석을 루킹 삼진으로, 이지영을 1루수 땅볼로 정리하고 안정을 찾았다. 3회에도 박해민 김상수를 범타로 처리한 것에 이어 구자욱도 잡아내고 무난한 행보를 선보였다.
그러나 0-1로 뒤진 4회에는 실책이 빌미가 돼 다시 실점했다. 선두 러프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박승욱의 송구 실책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이어 이승엽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에 몰렸고 김헌곤과의 승부에서는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고도 승부를 하지 못한 끝에 10구만에 볼넷을 허용했다. 여기서 조동찬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져 나가는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문승원은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이원석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다만 2루 주자 조동찬은 홈에서 잡아냈다. 여기서는 이지영 박해민을 범타로 잡고 더 실점하지는 않았다.
팀 타선이 1점도 지원하지 못한 가운데 0-4로 뒤진 5회에는 김상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구자욱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러나 러프에게 던진 144km 빠른 공이 한가운데 몰린 대가는 중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문승원은 팀이 0-5로 뒤진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조동찬에게 중전안타, 2사 후 이지영에게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실점 없이 마지막 이닝을 마무리했다. 결국 4회 실책에 볼넷 두 개로 고비를 자초한 것이 이날의 패착이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