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정종철 '개콘' 저격, 임혁필에 가려진 진심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5.16 08: 55

개그맨 정종철이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900회를 저격해 논란에 휩싸였다. 정종철이 꺼낸 심경은 제작진을 향한 것이었지만, 이후 엉뚱하게도 유재석이 언급되면서 결국 정종철이 사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정종철이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개콘' 900회를 축하드립니다면 전 900회 맞이 인터뷰 제안 한 번 안 들어왔다"는 심경글을 올리면서부터였다. 정종철은 '개콘'에서 옥동자로 큰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 하지만 정종철은 인터뷰나 출연 요청은 고사하고 900회라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충분히 서운해할 수 있는 부분. 정종철이 '개콘'에 출연할 당시 그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그가 언급한대로 레전드 19개 중 8개가 그의 코너. 하지만 정작 정종철은 900회 특집 무대에는 설 수조차 없었다. 물론 '개콘'에 출연했던 모든 개그맨들이 900회 특집 무대에 서야 한다는 룰이 있는 건 아니고, 제작진의 입장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콘'이 9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은 지금껏 밤낮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던 개그맨들과 시청자들에게 있다는 그의 말도 일리가 있기에 그의 심경 고백에 공감하며 격려와 응원을 하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그러나 임혁필이 첫번째 특집에 출연한 유재석을 댓글로 언급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여기에 호칭 논란까지 번졌다. 그러다 보니 정종철이 남긴 "900회라며 개콘과 관계없는 핫한 연예인들 불러다 잔치하고 그들에게 감사할 게 아니다"라는 글까지 함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정종철이 하고자 한 진짜 이야기는 "지금까지 버티고 열심히 아이디어 짜고 시청자분들께 웃음드리려는 후배 개그맨들께 감사하시기 바란다"에 담겨져 있다. '개콘'의 전성기를 함께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개콘'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정종철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후배들을 다독이고 싶은 마음이 컸을테다. 
비록 정종철이 유재석을 비롯해 네티즌들에게 사과를 하며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기는 했지만 그가 남긴 말의 의미를 '개콘' 제작진은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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