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팀 전력을 가동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시즌이 있었을까. NC 다이노스의 올 시즌은 험난하기만 하다.
NC는 올 시즌에도 대권을 노리며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22승14패 1무의 성적으로 현재 3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초반 순항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순탄치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시즌 초반 NC는 손시헌, 박석민, 박민우 등이 차례대로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리드오프와 중심 타자, 그리고 내야 수비의 핵심이었다. 공수주의 핵심 멤버들이 빠진 채 NC는 경기를 치러야 했다. 모창민, 지석훈, 이상호 등 백업 멤버들이 충실하게 활약하면서 이들의 공백을 최소한으로 만들었지만 주축 멤버들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었다. 일단 4월 말부터 차례대로 이들은 라인업에 복귀했고 지난 10일 박민우가 복귀를 하면서 야수진은 일단 정상 라인업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야수진에서 선수들이 모두 돌아오면서 NC는 이제 5월의 도약만 남겨두는 듯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수진이 말썽이다. 안 그래도 토종 선발진이 정착되지 않아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었는데, 7전 전승으로 승승장구 하던 제프 맨쉽이 팔꿈치 근육 손상 진단을 받고 전열을 이탈했다. 에릭 해커와 제프 맨쉽으로 선발진을 이끌던 NC 입장에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결국 NC의 질주 구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현재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 등의 필승조에 윤수호, 임창민 등의 자원까지 더해 막강한 불펜진을 구축하고 있는 NC다. 그러나 선발진이 밑바탕에 없는 불펜진은 ‘모래 위의 성’이다. 부실한 선발진으로 불펜진이 잦은 등판을 한다면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 선발진이 중심을 잡아준 뒤 불펜이 등장해야 팀도 균형감이 생긴다. 김경문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시즌 레이스는 선발 투수가 삐걱거리면 계산이 힘들어진다”면서 “선발이 불안해 지면 중간 투수들을 계속 넣게 되면 중간 투수들이 더욱 힘들어진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현재 확실한 선발 자원이라고 볼 수 있는 투수는 해커와 최금강 둘 뿐이다. 불펜이 더 맞는 옷이던 이민호는 임시 선발 격으로 어쩔 수 없이 선발진에 자리했다. 지난 14일에는 2군에서 올라온 이재학이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 8실점(4자책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장현식, 구창모, 배재환, 강윤구, 이형범 등 젊은 투수들 자원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대주일 뿐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선두권을 지키면서 1위 KIA의 대항마가 되기 위한 NC의 질주는 잠시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야수진의 부상 회복 이후 돌고 돌아서 투수진에서 맞이한 난관이 NC의 고민 거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