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엘린이 출신' 양석환이 말하는 #LG #양석환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16 06: 06

LG가 갈망하던 '젊은 우타 내야수'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양석환(26)이다.
양석환은 올 시즌 36경기에 나서 타율 3할1푼(100타수 31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33 2홈런, 17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 자체로도 흠잡을 데 없는 기록이지만 찬스로 범위를 좁히면 더욱 가치 있다.
양석환의 올 시즌 주자 없는 상황 타율은 2할4푼5리.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면 타율은 3할7푼3리로 훌쩍 뛴다. 득점권으로 범위를 더욱 좁힌다면 타율 4할, 15타점이다. 양석환은 오재원(두산)에 이어 5월 월간 타점 2위에 올라있다.

양상문 감독은 "약점이던 변화구 대처가 좋아졌다. 젊은 선수가 약점을 극복한다는 건 칭찬할 일이다"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경기장에 출근하는 순간이 행복하다'는 양석환의 이야기를 전한다. (※ 본 인터뷰는 양석환과 1대1 구술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1군 적응에 끝은 없다
안녕하세요. LG 내야수 양석환입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훈련하는 선수들도 힘든 요즘입니다. 그래서인지 응원석에서 목청껏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을 보면 책임감이 들어요. 언젠가는 제 이야기를 꼭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요즘 정말 야구할 맛이 나요. 솔직히 말해서 잘 되고 있으니까요. 시즌 초반 성적은 참 안 좋았죠. 주변에서 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들었고요. 제가 분석한 부진 이유는 시범경기 결장 때문이에요. 하지만 저는 걱정하거나 조급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실전 감각이 회복되면 성적도 자연히 오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4월 중순부터 조금씩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죠. 여러 모로 지난해와 확연하게 달라졌다고들 합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도대체 어떤 점이 달라진 건가'라고 묻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 팀의 양상문 감독님께서는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기술적인 부분에서 달라진 건 따로 없어요. 대신 코치님들의 조언이 크게 다가왔죠. 1군에 올라오면서 타석이 쌓일수록 변화구 승부가 잦아졌어요. 고전했습니다. 그때 서용빈 코치님께서 "변화구에 노림수를 가져라"라고 말씀하셨어요. 물론 누구나 상대 투수 파악을 위해 경기 전 비디오 분석을 많이 하잖아요? 저는 유독 심한 것 같아요. 그렇게 영상에서 찾은 투수의 약점을 실제로 만나 공략했을 때 느낌은 정말 짜릿해요.
1군 적응은 많이 됐어요. 작년에는 '현실적으로 내 역할은 백업이다. 다만,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라는 인터뷰를 했어요. 올해도 마찬가지예요. 시즌 초반 성적이 좋다보니 주전으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은퇴 순간까지도 '확실한 주전은 없다'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요.
▲ '득점권 깡패' 양석환
아무래도 타점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는 것 같아요. 사실 프로 입단하기 전부터 저는 찬스를 즐기는 타입이었어요. 아마추어 때부터 제 앞에 주자가 있으면 성적이 좋았어요.
비결은 딱히 없어요. 굳이 꼽자면 이미지 트레이닝? 평상시에도 주자가 가득 들어찬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걸 자주 그려요. 그때 어떤 방식으로 투수와 승부할지도 함께 떠올리죠.
자연스러운 훈련입니다. 그래서인지 막상 득점권 타석에 들어서면 긴장감이 덜한 것 같아요. 미리 그 짜릿함을 그려왔기 때문일까요.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어요. 저는 팬분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주셨을 때 너무 짜릿해요. 그럴 때마다 성적이 좋은 것 같아요.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는 뜻입니다!
▲ '전직 엘린이'가 말하는 LG의 신바람
잠깐 대학 시절 이야기를 할까요. 저는 동국대학교 재학 중에 주장이었습니다. 주위에서 리더십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줬죠. 하지만 지금은 거의 막내잖아요.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캡틴'이었어요. 지금은 대학 때와 달라요. 거의 막내 수준이니까요. 막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죠. 선배들 많이 따르고, 몇 안 되는 제 밑의 후배들도 챙기고요.
저는 그게 더 좋아요. 하늘 같은 선배들을 졸졸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여쭤볼 수 있는 거잖아요. 선배들은 타석에서 저의 모습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해주셔요. 그 중에서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싶은 분이 있어요. 바로 정성훈 선배예요.
성훈 선배와 저는 포지션이 같아요. 때문에 타격은 물론 1루 수비에 대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전부 배울 수 있어요. 기술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성훈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면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이에요. 그야말로 제 '롤 모델'이라고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두산과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활약(타율 3할3푼3리, 1홈런, 4타점)하면서 수훈 선수 인터뷰를 했을 때, "엘린이(LG 어린이 팬)에게 승리를 안겨줘서 좋다"는 말을 남겼어요. 이건 제가 엘린이였기 때문에 나온 말이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LG를 많이 좋아했어요. 솔직히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특정 팀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았지만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제가 처음 야구를 봤을 때 LG는 '서울의 자존심'이었어요. 자연스럽게 빠졌죠.
그래서 LG에 지명됐을 때 너무 좋았어요.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유지현 코치님, 서용빈 코치님도 만나고요. 이쯤 되면 '성공한 엘린이' 아닌가요.
성공한 엘린이의 야구 인생 목표는 한 가지예요. 바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 남기기'입니다. 저는 찬스에 강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지금도 득점권에서 성적이 좋다고들 하지만, 더 욕심 나요. 찬스가 왔을 때 전광판에 제 이름이 뜬다면,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제 응원가 가사는 'LG의 양석환 승리를 위해'예요. 그 가사대로 LG의 승리를 위해 매순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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