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의 다이아몬드, 마지막 기회 살릴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16 05: 31

SK의 좌완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31)는 올 시즌 팀의 계륵 같은 존재다. 부상으로 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등판한 3경기에서는 괜찮은 투구 내용을 펼쳤기 때문이다.
사실상 매번이 실험 등판이나 마찬가지였던 다이아몬드는 3경기에서 13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2할4푼5리로 안정적이었고, 선발 당시를 기대를 걸었던 경기운영능력도 어느 정도 증명이 됐다. 문제는 ‘3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출산 관련 휴가는 그렇다 치더라도, 시범경기 당시부터 손가락 물집, 종아리 경련, 그리고 어깨 통증까지 악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름에서 풍기는 고급스러운 단단함과는 달리 유리몸의 기질을 보여주고 있는 다이아몬드는 지난 4월 30일 삼성전(4이닝 1실점)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왼 어깨 통증 때문인데 일단 복귀를 향한 시동은 걸었다.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휴식을 취했던 다이아몬드는 캐치볼에 이어 최근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불펜피칭 추이를 보고 조만간 2군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다이아몬드가 두 차례 정도 2군 등판을 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무리시킬 생각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5월 내 1군 복귀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다이아몬드는 조금이라도 빨리 1군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군 재활 등판도 한 번 정도면 마무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조기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태업 등 다른 문제와는 확실히 거리가 있는 선수다.
현재 SK는 선발진이 고전하는 상황이다. 윤희상이 돌아와 한숨을 돌렸지만 문승원 박종훈 김주한 김태훈 등 젊은 선수들은 아직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빠진 상황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된 부분이지만 성장세는 기대보다 더디다. 힐만 감독은 “문승원 박종훈이 경험을 쌓으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려면 그 선수들의 우산이 되어야 할 켈리, 윤희상, 다이아몬드의 활약도 중요하다.
구단은 아직 다이아몬드의 교체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코칭스태프가 다이아몬드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구단 마음대로 나서서 교체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그러나 투수들에 대한 리스트 업데이트는 계속 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 미래를 대비해 일상 있는 작업이기는 하지만 언제든지 다이아몬드의 ‘대체자’ 선별 작업으로 돌변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가 돌아올 때까지는 기다리겠지만, 만약 돌아와서 한 번이라도 더 중·장기 부상이 생길 경우 교체는 불가피하다. 아무리 1점대 평균자책점을 가진 선수라도 던지지 못하면 그 성적은 장식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다이아몬드에게 딱 한 번의 추가 부상은 곧바로 퇴출을 의미할 수 있다. 복귀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다이아몬드가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 기본적인 조건은 ‘건강’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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