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송창식에 건넨 생맥주 한 잔의 의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5.15 15: 42

"생맥주 한 잔 하고 가라".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14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서울 호텔에서 다나베 노리오 야수 종합 인스트럭터와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다나베 인스트럭터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다시 일본에 돌아갔고, 가기 전에 김 감독과 마지막으로 식사와 반주를 겸했다. 
그때 호텔 로비에서 투수 송창식의 모습이 김 감독 눈에 포착됐다. 한화 선수단은 LG전에 이어 이번 주중 넥센전까지 서울 원정이 이어져 이날 대전에 내려가지 않았다. 송창식은 LG전 경기를 마친 후 숙소 사우나에서 피로를 풀고 나오다 김 감독의 눈에 띄어 부름을 받았다. 

김 감독은 송창식을 불러 생맥주 한 잔을 건넸다. 송창식은 당황했지만 사양할 수 없었다. 생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김 감독은 "운동을 마치고 사우나까지 하고 난 뒤였다고 하더라. 지나가는 모습이 보이길래 '생맥주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날 송창식은 LG전에서 6회 구원등판했지만 1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은 뒤 채은성에게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스코어가 1-4로 벌어졌고, 한화는 추격할 힘을 잃은 채 4연승 도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김 감독은 내심 송창식이 걱정됐다. "너무 착실하고 착한 아이다. (야구가) 막히면 한없이 깊게 들어가 끙끙 앓는 성격"이라는 게 김 감독의 말이다. 가뜩이나 송창식이 마음에 쓰였는데 로비에서 모습을 보이자 불렀다. 생맥주 한 잔으로 송창식이 안 좋은 기억을 빨리 털어내길 바랐다. 묵묵히 활약하고 있는 송창식에게 '고생이 많다'는 고마움도 담겨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돌아온 송창식은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한화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 중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23경기에 등판, 구원 최다 31⅓이닝을 던지며 2승3홀드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 중이다. 리그 두 번째로 많은 6연투, 최다 8번의 구원 멀티이닝으로 피로가 쌓였다. 최근 3경기 연속 실점으로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 감독도 "송창식이 걱정이다. 선발진이 어느 정도는 안정됐지만 중간이 약해졌다. 송창식이 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송창식이 팀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 감독이 건네준 생맥주 한 잔이 지친 송창식의 심신을 달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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