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신형 잠수함'의 등장, 옆구리 투수의 반격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5.15 13: 05

 다시 '잠수함 시대'가 돌아오는 것일까. 올 시즌 일명 옆구리(사이드암, 언더핸드) 선발 투수들의 숫자가 많아졌다. 숫자만 많아진 것이 아니라 실력도 짱짱하다.
지난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옆구리 투수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신인왕 출신인 이재학(NC)과 신인왕을 차지한 신재영(넥센), 올해 FA 이적한 우규민(삼성), 잠수함으로는 박종훈(SK)이 있었다.
# 신형 잠수함

올해는 팀마다 새 얼굴이 늘었다. 임기영(24, KIA), 한현희(24, 넥센), 고영표(26, kt), 김재영(24, 한화) 등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임기영은 군 제대 후 KIA 선발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임기영은 8경기에 출장해 4승2패 평균자책점 1.94(전체 4위)를 기록 중이다. 4선발이지만 원투펀치(헥터-양현종) 보다 평균자책점은 더 낮다. 4월 18일 kt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고영표는 지난 13일 NC전에서 6⅔이닝 2실점으로 시즌 4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 3.25다. 올해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고영표는 5선 발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승리와 평균자책점은 피어밴드에 이어 팀내 2위다. 지난 4월 29일 LG전에서 9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첫 완봉승을 달성했고, 이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0.88(21⅔이닝 2실점)에 불과하다.
한현희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1년을 쉬고 성공적인 복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현희는 14일 삼성전에서 8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 투수, 680일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구원승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한 뒤 4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성공하고도 승운이 없었다. 한현희는 2승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 중이다.
2년차 신예 김재영은 지난 13일 LG 상대로 시즌 첫 선발로 나서 6⅔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앞으로 선발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기대된다.
# 편견을 깬다
옆구리 투수들은 '주자 견제나 도루 허용에 약하다'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인식이 있다. 뛰어나 좌타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선발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최근 등장한 잠수함 투수들은 이런 약점을 많이 극복했다.
점차 생존력을 키워왔다. 요즘 투수들은 대부분 퀵 모션이 빨라졌다. 사이드암도 마찬가지다. 견제 능력이 좋아져 주자를 묶는 데 큰 약점이 없다. 늘어난 외국인 타자들은 낯선 옆구리 투수들의 공에 헤매기도 한다. 몇몇 우타 거포들도 사이드암에 약하다. 이대호는 과거 '잠수함' 정대현이 SK 시절 그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하기도 했다.
좌타자 대응책은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나 몸쪽으로 흘러가는 슬라이더를 장착해 효과적으로 상대한다. 제구력이 뒷받침되면서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
임기영은 140km 초반의 직구와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고영표는 낮게 제구되는 130km 후반의 투심과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 부상에서 돌아온 한현희는 147~148km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지녔다. 부상 이전에는 150km를 던지기도 했다. 최고 구속은 더 빨라질 것이다.
김재영은 140km 중반의 직구와 포크볼을 거의 반반씩 던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투구폼 교정을 하면서 제구력이 좋아졌다. 2군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1.06, 34이닝을 던지며 탈삼진은 29개를 기록했다.
한편 선발은 아니지만 군 제대한 사이드암 신정락(30, LG)은 2년 실전 공백으로 불펜으로 출장, 팀내 최다인 8세이브와 4홀드 평균자책점 1.72로 활약하며 LG 집단 마무리의 중심 노릇으로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사진] (위) 임기영-고영표-한현희. (아래) 김재영.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