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후 연패의 데자뷔일까.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을 0-10으로 완패했다. 선발투수 류제국이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4⅔이닝 6실점(3자책)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이어 나온 불펜진도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넘지 못했으며, 타선은 7안타 4볼넷을 골랐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올 시즌 개막 6연승을 기록한 LG는 이번 한화와의 3연전에 앞서 무려 7연승을 내달렸다. 연승 기간 LG는 팀 평균자책점 2.00(1위), 팀 타율 3할1푼8리(1위)로 투타의 안정감을 과시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그때(개막 6연승)나 지금이나 연승은 좋다"라며 "타자들이 골고루 잘 쳐준다. 불펜의 무리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연승이 끊기더라도 후유증은 길지 않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LG는 한화와 두 경기를 먼저 내줬다. 물론 불펜이 매 경기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양상문 감독의 진단처럼 불펜이 연승 후유증의 원인은 아니었다. 타격의 응집력이 문제였다.
LG는 12일 경기서 9안타 3볼넷을 얻어냈다. 상대 한화 역시 9안타 4볼넷. 출루 자체는 비슷하게 했다. 하지만 집중력이 달랐다. 한화는 송광민과 윌린 로사리오, 김태균으로 이뤄진 클린업트리오가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어 하위타선에 배치됐던 양성우와 김원석이 차례로 2타점씩. 짜임새 있는 공격이었다. 반면, 이날 경기 LG는 김용의와 임훈이 멀티히트로 분전했을 뿐이었다.
13일 경기도 흐름은 비슷했다. 한화 타선이 홈런 세 방을 포함한 13안타로 기를 죽이긴 했지만, LG 역시 7안타로 한화 마운드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특히 한화 선발 김재영이 6⅔이닝을 던졌는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기회마다 흐름을 끊었다. 1회 1사 후 임훈이 상대 실책으로 살아나갔지만 김재영에게 견제사를 당했다. 이어 2회 무사 1루서 양석환, 4회 1사 1루서 또 다시 양석환, 5회 1사 1루서 강승호, 6회 무사 1루서 임훈이 차례로 병살타를 때려냈다. 경기 중반 3이닝 연속 병살타는 추격의 의지를 완전히 꺾은 대목이었다.
데자뷔다. LG는 개막과 동시에 6연승을 내달렸다. 그러나 이후 거짓말처럼 5연패를 당하며 벌어뒀던 승패 마진 대부분을 잃었다. 타격이 문제였다. 5연패 기간 LG는 팀 타율 2할2푼1리,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두 점도 뽑아내지 못한 것. 마운드의 안정을 타선이 돕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2연패 기간, 그때처럼 타율이 낮은 건 아니지만 집중력이 부족한 탓에 득점 자체가 적다. 데자뷔를 깨기 위해 LG는 임찬규를 마운드에 올린다. 올 시즌 5경기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1.30으로 맹활약 중인 임찬규. 그러나 그가 아무리 호투해도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또 한 번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LG가 데자뷔를 깨기 위해서는 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