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범경기부터 김성근 한화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대졸 2년차 투수 김재영(24)이 데뷔 첫 승을 따냈다.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네 개를 솎아내며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김재영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에 선발등판, 6⅔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군 13경기, 선발등판 3경기 만에 따낸 데뷔 첫 승이었다. 한화는 김재영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10-0으로 꺾었다.
김재영은 지난해 시범경기 당시 김성근 한화 감독의 '애제자'로 주목받았다. 김재영은 당시 네 경기에 선발등판해 15이닝을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했다.
1군 엔트리 진입은 당연했다. 그러나 김재영은 두 경기에 선발등판, 3⅓이닝을 소화하며 4실점에 그쳤다.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고도 뭇매를 맞은 김재영은 1군에 자리잡지 못한 채 데뷔 첫 해를 마쳤다.
올 시즌은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했다. 그는 6경기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1.06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9일 그를 1군에 불러들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 캠프 때 투구폼을 바꿨다. 초반에는 기존 폼과 새 폼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는데 퓨처스리그에서 완전히 자리잡았다"라며 "LG가 올 시즌 옆구리 투수를 상대로 약한 걸 감안해 이날 선발로 내세웠다"라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LG는 사이드암 및 언더핸드 투수에 유독 약했다. LG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옆구리 투수 상대 타율 1할9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0.509으로 모두 리그 꼴찌에 머물고 있었다.
김재영의 위용은 제대로 발휘됐다. 삼자범퇴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매 이닝 주자를 허용하고도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온 건 전적으로 위기 관리 능력 덕분이었다.
김재영은 1회 1사 후 3루수 실책으로 임훈을 출루시켰다. 그러나 후속 박용택 타석에서 임훈을 견제사로 잡아내며 주자를 지웠다. 2회에도 선두 정성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양석환을 병살타로 묶으며 무실점.
이후에는 병살타의 향연이었다. 김재영은 4회 1사 1루서 양석환, 4회 2사 1루서 강승호, 6회 무사 1루서 임훈에게 각각 병살타를 빼앗았다. 이날 경기서만 병살타 네 개.
팀 타선이 10점을 뽑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만든 점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신예답지 않은 배짱투로 위기를 스스로 지운 김재영의 대담함도 빛났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