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3)가 돌아왔다. 올 시즌 첫 등판. 성과와 과제를 모두 남긴 경기였다.
허프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서 1-1로 맞선 3회 구원등판, 4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지난 시즌 도중 영입된 허프는 13경기서 74.2이닝을 소화하며 7승2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활약했다. 그야말로 '에이스'의 면모.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 도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재활에 매진했다. 퓨처스리그 두 차례 등판, 6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등판 초반은 완벽했다. 허프는 첫 이닝인 3회, 상대 정근우와 하주석, 송광민을 차례로 범타처리했다. 1이닝을 지우는 데 필요했던 공은 단 4구. 그야말로 '순삭'이었다.
이어 4회와 5회 각각 안타와 볼넷 하나씩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깔끔히 틀어막았다. 안정적인 모습. 3이닝을 단 40구로 막아냈다.
허프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네 번째 이닝인 6회였다. 투구수 40개를 넘어가면서 흔들리기 시작한 셈이다. 허프는 6회 첫 타자 송광민을 내야 땅볼로 솎아냈다. 그러나 윌린 로사리오에게 내야 안타, 김태균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1사 1, 3루 위기서 맞이한 상대는 양성우. 허프는 그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다. 1루수 양석환은 홈을 선택했다. 포수 유강남이 로사리오를 태그하며 원심은 아웃. 그러나 5분에 걸친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이 뒤바뀌었다. 로사리오의 득점으로 야수선택. 한화의 2-1 리드였다.
이어 장민석의 안타로 1사 만루 위기. 허프는 후속 차일목을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냈지만 2사 후 김원석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으며 한화의 리드는 4-1까지 벌어졌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것도 있지만 허프의 구위 자체가 앞선 이닝들과 달랐다.
이날 허프는 총 67구를 던졌다. 그 중 속구가 29개. 최고구속은 150km. 가장 낮은 구속은 144km였다. 이어 체인지업을 23구, 140km 초반대 커터를 15구 던졌다. 5회까지는 148km를 상회하는 속구를 뿌렸지만 6회부터 구속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허프의 6회 속구구속은 140km대 중반에만 머물렀다.
허프는 명실상부 LG의 에이스다. 다음 주 KIA와 경기에 선발등판이 유력한 상황. 처음은 힘들어도 차츰 긴 이닝을 던져줘야 한다. 40구 이후부터 흔들리는 모습은 선발투수로서 합격점을 줄 수 없다.
첫 3이닝과 판이하게 달랐던 마지막 1이닝. 허프의 첫 등판이 남긴 과제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