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장착’ 나경민, “이젠 ‘멘붕’에 빠지지 않는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5.13 06: 04

“이젠 더 이상 멘붕에 빠지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나경민(26)은 올 시즌 주전 외야수 전준우의 옆구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기회를 잡고 있다. 초반에는 베테랑 이우민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양새였지만 현재는 나경민이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꾸준히 선발 출장하고 있다. 기록은 24경기 타율 2할6푼8리(56타수 15안타) 7도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테이블세터진에 주로 포진하면서 빠른 발과 끈기 있는 플레이를 통해서 중심 타선에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나경민은 어깨 부상의 여파 속에서 잠시 1군 기회를 받았는데, 당시 나경민은 근성을 보여주면서 롯데 팬들 앞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작년에는 1군 경험을 못할 뻔 했는데, 정말 운이 좋아서 경험을 했다. 지난해 1군 경기에 나서면서 1군의 분위기를 많이 익혔고, 올 시즌을 대비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잠깐의 1군 경험은 올 시즌 준비의 약이 됐다. “지난해에는 변명이지만 갑자기 1군 콜업이 돼서 준비가 덜 됐다. 그래서 약점도 나오고 고전도 했다”면서 “올해에는 지난해를 경험 삼아서 많이 준비했고, 현재는 여유도 생겼다”고 말하는 나경민이다.
여유의 결과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더 이상 멘붕에 빠지지 않는 다는 것이 나경민의 말. 그는 “2군 보다 1군 투수들의 볼 배합이나 공의 힘이 다르다 보니까 ‘멘붕(멘탈 붕괴)’에 많이 빠졌다”면서 “그러나 올해에는 삼진을 당하더라도, 스윙을 돌려서 범타가 나오더라도 이젠 더 이상 ‘멘붕’에 빠지지 않는다. 멘붕에 빠지지 않다보니 못 쳐도 자신감이 있고, 결과가 좋으면 더더욱 자신감이 생긴다”고 전했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를 밟았다. 다만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에서 고난도 겪었지만 당시의 고난이 이어져 온 인연도 지금의 나경민을 만들었다. 국내 스포츠 심리학계의 저명한 교수인 권성호 서울대 교수의 도움으로 정신적인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힘들었을 때 돌파구가 있을까 해서 아버지의 도움으로 인연을 맺었다”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상담도 하면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멘탈도 많이 단련하고 있다”며 심리적인 부분에서의 도움을 말했다.
나경민의 강점은 빠른 발과 센스 있는 플레이, 그리고 타석에서의 인내심과 끈질김이다. 올해 나경민은 타석 당 4.25개의 공을 보며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나경민은 “타석 당 투구 수를 일부러 늘리려고 하지는 않고 있다. 상대도 나에 대해 분석을 한다. 어차피 내가 많이 뛰어다닐 선수인 것을 알기 때문에 출루를 시킬 바에 나와 승부를 펼치려고 하는 것 같다. 이제는 승부가 일찍 들어오더라”며 “그래서 빠른 승부에 당할 수 없기에 나도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다. 가만히 있다 보면 몰리는 상황이 오기에 적극적으로 하는지, 투구 수를 늘려야 하는 지 상황을 읽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러한 타석에서의 끈질김과 더불어 강렬한 눈빛은 나경민의 플레이를 더욱 간절하고 투지 있게 만들고 있다. 나경민은 “부모님께 고마운 부분이다”며 웃은 뒤 “상대와 기싸움도 해야하는 부분도 있고 집중을 하다 보니 눈빛이 나오는 것 같다”며 생각을 전했다. 또한 팀 선배인 손아섭의 모습도 벤치마킹하려고 한다. “(손)아섭이 형과 내가 비슷한 스타일이다. 독기 있고 근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니까 나도 배우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는 나경민이다.
나경민 스스로도 언제까지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경민은 자신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전)준우 형의 부상으로 내가 자리를 채우고 있다. 준우 형이 돌아오면 내 자리가 어떻게 될 지는 나중에 생각할 부분이다”면서 “준우 형 공백을 채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최선을 다하면서 안되는 부분은 빨리 잊고 경기에 나서려고 한다. 기록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