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일침 "선발투수 10실점, 팬들에 대한 예의 아냐"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13 05: 54

"선발투수가 10점 이상 내주며 흐름을 완전히 내어주는 건 팬들에게 예의가 아니지 않나."
한화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5-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이태양이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그러나 이날 경기 전 화두는 단연 류현진(30·LA 다저스)이었다. 류현진은 12일 오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전에 선발등판, 4이닝 8피안타 6볼넷 4탈삼진 10실점(5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팀 사정도 있겠지만 왜 10실점까지 당하는 동안 마운드에 내버려뒀는지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운드에서 고전한 류현진은 물론 이날 쿠어스필드를 찾은 다저스 원정 팬들까지 큰 타격을 입은 경기였다는 의미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가 10점 이상 실점하는 경기는 입장료의 반값을 환불해주면 어떨까"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김 감독은 "선발투수가 10점 이상 내주면서 마운드에서 버티는 경우를 떠올려보라. 사실상 승부가 갈린다. 지루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김 감독의 이 발언은 팬들을 향해있다. 그는 "한화는 명실상부한 인기 구단이다. 홈구장인 대전은 물론 수도권, 부산, 광주, 울산 등 각 지방에도 팬들이 많이 찾는다"라고 팬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 자부심만큼 김성근 감독은 '팬을 향한 예의'를 강조했다. 김 감독은 평소에도 "프로 선수라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실망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주장해왔다. 경기가 종료하는 직후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는 점도 이 같은 맥락이다.
김 감독은 "우리 야구를 보기 위해 원정 오는 팬들은 하루 이상을 포기하고 오는 것이다. 일단 최소 하루의 시간을 쓰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 경기장 티켓값만 해도 얼마인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동에 드는 비용, 식비까지 따진다면 지출은 훌쩍 뛴다. 야구장 하면 '치맥' 아닌가. 가족 단위로 경기장을 찾는다면 10만 원 이상 지출하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한 경기 최다실점 기록은 올 시즌 경신됐다. 주권은 지난 3월 23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15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특히 4회에만 12점을 내주며 한 이닝 최다실점 기록도 함께 갈아치웠다. 정규리그 최다 실점은 지난 1999년 대구 삼성전서 두산 김유봉(14실점)이 기록한 바 있다.
한 팀이 두들겨 맞으면 경기 흐름은 급격하게 기운다. 이기는 팀의 팬들이야 기분 좋은 상황이지만 상대 팀 팬들은 그날의 '직관'의 맛을 잃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매 순간 승부에 최선을 다하며 팬들에게 끝까지 긴장감을 안겨줘야 한다는 김 감독의 철학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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