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올 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타 팀에 비해 안정된 선발진이다.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00으로 리그 평균(4.18)보다 낮은 리그 1위다. 25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압도적 1위다.
이런 KIA 선발투수들의 위력은 개개인으로도 빛이 난다. 대표적 세이버 매트리션인 빌 제임스가 고안한 ESPN 사이영 예측 프로그램(1위 팀 보너스는 제외)을 KBO 리그에 대입한 결과, 5월 12일 현재 상위 10위 내에 3명의 KIA 투수가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위인 양현종, 3위인 헥터 노에시, 그리고 8위인 임기영이 그 주인공이다.
세 선수는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양현종이 1.90으로 전체 3위, 임기영이 1.94로 5위, 헥터가 1.99로 6위다. 지난해 200이닝 듀오로 이미 리그 정상급 선발로 공인되고 있는 양현종과 헥터가 어느 정도 예상된 위치에 있다면, 올해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기영의 호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팻 딘 또한 사이영 포인트의 중요 변수가 되는 승수가 적을 뿐 세부 내용은 좋아 승리가 쌓이면 10위 내에 들어갈 수 있는 가시권에 있다.
첫 7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양현종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제프 맨쉽(NC)은 전체 2위였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앞으로 6주는 전열에서 이탈해야 한다. 순위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라이언 피어밴드(kt·1.41)도 호투의 연속이다. 맨쉽이 빠진 상황에서 양현종-헥터를 견제할 수 있는 선수로 뽑힌다.
KIA에 근소한 차이로 뒤져 리그 선발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 중인 LG도 주목해야 할 팀이다. 류제국과 차우찬이라는 토종 원투펀치가 나란히 순위표에 이름을 올렸다. 여전히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헨리 소사 역시 상위권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호시탐탐 순위표 진입을 노리고 있다. 데이빗 허프까지 돌아와 KIA와의 ‘최강 선발진’ 다툼을 놓고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5선발까지의 안정성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지난해 상위권을 독식했던 ‘판타스틱4’의 두산은 니퍼트 홀로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장원준이 지난 11일 잠실 SK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하는 등 살아나고 있지만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 등으로 지난해만한 위용은 아니다. 두산의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15회)는 리그 평균 수준으로 전체 5위다. 두산 선발진의 반격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불펜에서는 정우람(한화)과 임창민(NC)이 자존심을 지켰다. 올해 자신의 몸값을 증명하고 있는 정우람은 세 차례의 구원승을 따냈고 평균자책점 1.62,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0.90을 기록 중이다.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세이브 고지를 밟은 임창민도 역시 1점대 평균자책점(1.45)와 0점대 WHIP(0.80), 그리고 마무리투수로는 비교적 많은 이닝(18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두 불펜투수의 페이스가 끝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