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부진' 류현진의 반등, 해답은 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5.13 05: 53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류현진(30, LA 다저스)의 숙제는 분명하다. 어깨 수술 이후 구속이 저하된 직구 보다는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제구력에 중점을 둬야 한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4이닝 8피안타 6볼넷 1사구 4탈삼진 10실점으로 시즌 5패째(1승)를 당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의 한 경기 최다 실점, 최다 사사구 허용이었다.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제구 난조에 직구 구위는 평범했고, 변화구도 날카롭지 못했다.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로키산맥' 사나이들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그런데 최근 두 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피칭과는 투구 패턴이 달라 아쉬웠다.

지난 4월 25일 샌프란시스코전을 보자. 당시 비록 패전 투수가 됐지만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 96개 중 직구는 30개, 체인지업을 40개나 던졌다. 이례적이었다.
류현진은 시즌 첫 3경기까지 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 과거 30% 남짓했던 포심 비율을 올해 첫 3경기에는 41%까지 늘어났다. 투심 패스트볼이 22%에서 11%로 줄었지만 직구 계열의 공이 50%를 넘었다. 하지만 평균 구속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 밋밋한 직구는 홈런 6개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직구는 31%로 대폭 줄였고, 주무기 체인지업을 42%로 구사했다. 평소 잘 던지지 않던 커브(17.7%, 17개)까지 섞어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 슬라이더(9개)까지 이날 변화구가 69%였다.
973일만에 승리를 기록한 지난 1일 필라델피아전도 비슷했다. 이날 투구 수 93개 중 체인지업은 35개, 패스트볼은 32개였다. 슬라이더 10개, 커브 16개. 직구는 34%에 그쳤고, 변화구가 66%였다. 완전히 기교파 투수로 변신했다. 특히 이날 삼진 9개를 잡았는데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4개, 커브로도 4개를 기록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12일 콜로라도와 시즌 3번째 대결에서는 다시 직구 비중을 높였다. 이날 101개 투구 수 중 직구를 41개로 40%를 넘었다. 배터리를 이룬 포수 오스틴 반스가 유인구로 높은 직구 사인을 많이 냈지만, 류현진도 별달리 고개를 젓지 않고 따랐다. 변화구 대신 역으로 직구 승부를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0-2로 뒤진 2회 2사 1,2루에서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2타점 2루타를 맞은 것이 뼈아팠다. 이닝을 끝내지 못했고, 2사 후에 계속해서 3점을 추가로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쿠어스필드 대참사가 직구 문제만은 아니었다. 앞서 2경기에서 정교했던 변화구 제구도 밋밋했다. 1회 아레나도에게 던진 회심의 바깥쪽 체인지업(단타), 이안 데스먼드에게 슬라이더(2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정밀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주무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 위주로 던지는 것이 나쁘지 않다. 류현진의 포심은 볼끝 변화가 많은 편은 아니다. 구속이 느리면 장타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직구 구속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하더라도, 정교한 제구가 뒤따라야 한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