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KIA 선발진의 새 바람을 떠오른 임기영(24)이 비교적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불펜보다는 오히려 야수들이 이날 그라운드에 서 있는 선수 중 막내였던 임기영의 승리를 날려버린 셈이 됐다.
임기영은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4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1회 고비를 넘기는 등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6회 4실점 중에서도 자책점은 1점이었다. 3점의 차이는 KIA 수비에 뭔가의 문제점이 있음을 의미했고 결과적으로 2-8 패배로 이어졌다.
사실 1회가 가장 큰 고비였다. 1사 후 정진기에게 좌전안타, 최정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한동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로맥과의 승부에서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박정권도 유격수 뜬공으로 정리하고 절대 위기를 탈출했다.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이재원을 3루수 땅볼로, 박승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김성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3회에도 조용호 정진기 최정을 범타로 요리했다. 정진기의 잘 맞은 타구는 2루수 안치홍의 점프 캐치가 임기영을 도왔다. 4회에도 한동민 로맥 박정권, 5회에는 이재원 박승욱 김성현을 차례로 처리하며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타선 지원이 더 없었고 2-0으로 앞선 6회 위기가 다시 왔다. 선두 조용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정진기의 2루 땅볼 때는 안치홍이 공을 한 번 더듬는 실책으로 무사 1,2루에 몰린 상황에서 최정을 맞이했다. 여기서도 실책이 나왔다. 최정을 루킹삼진으로 잡기는 했지만 이중도루를 잡으려던 김민식의 3루 도루가 빗나가며 2루 주자 조용호가 홈을 밟았다. 흔들린 임기영은 1사 3루에서 한동민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승리 조건이 날아갔다.
야수들은 공격에서도 임기영을 도와주지 못했다. 2회 2점을 낸 뒤 흔들리는 켈리를 무너뜨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주루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3회 선두 이명기와 나지완의 연속안타 때 최형우가 투수 앞 병살타를 쳤고, 2사 2루에서는 2루 주자 나지완이 이재원의 견제에 걸렸다.
2-0으로 앞선 4회에도 이범호 서동욱이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안치홍의 희생번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고, 이번에는 2루 주자 이범호가 미처 2루로 귀루하지 못해 또 이재원의 견제에 잡혔다. 찬물 바가지를 두 번이나 맞은 셈이 됐다. 결국 KIA는 그 후 공격에서 리듬이 완전히 꼬였고, SK에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했다. 시즌 첫 3연패의 고비도 동시에 찾아왔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