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불운 극복' 켈리, 인내로 만든 첫 연승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12 21: 30

올 시즌 초반 예상 외의 고전을 보여주고 있는 메릴 켈리(29)는 이날도 쉽게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꿋꿋하게 버티며 선발투수로서의 책임감을 발휘했고, 그 끝에는 값진 승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켈리는 1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올 시즌 8번째 등판에서 기록한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여기에 타선도 0-2로 뒤진 6회 대거 5점을 내며 켈리를 한꺼번에 도와줬다. 평균자책점을 종전 4.67에서 4.38로 조금 낮아졌다. 
최근 3경기 16⅔이닝에서 14실점을 하는 와중에 평균자책점이 2.93에서 4.67까지 오른 켈리는 이날도 3회까지만 5개의 안타를 맞았다. 최고 구속 등 전체적인 지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헛스윙 유도율이 떨어져 평소보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나왔다. 여기에 빗맞은 타구가 수비수가 없는 곳을 절묘하게 피해가는 등 인플레이 타구의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1회를 깔끔하게 넘긴 켈리는 2회 선취점을 내줬다. 1사 후 이범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로는 모두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돼 2실점했다. 서동욱의 타구는 내야를 살짝 건너 중견수 앞에 떨어졌고, 안치홍의 타구는 3루수 최정의 키를 살짝 넘기는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어 김민식의 2루 땅볼은 느리게 구르며 오히려 병살을 막는 타점이 됐다.
3회에는 선두 이명기와 나지완에게 연속 중전안타를 맞았다. 모두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수비수가 없는 곳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다만 최형우를 투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고 불을 껐다. 2사 2루에서는 이재원의 2루 견제로 아웃카운트를 벌었다.
4회에도 이범호에게 중전안타, 서동욱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안치홍의 희생번트 시도 때 이재원이 다시 2루 견제로 이범호를 잡아내 한숨을 돌린 끝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 지원이 전무한 가운데에서도 5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켈리는 6회 1사 후 이범호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타자들을 막아내고 평정심을 지켰다. 2사 1루에서 안치홍의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낸 정진기의 호수비가 돋보였다. 
그러자 SK는 6회 상대 실책 2개를 틈타 동점을 만들어 켈리의 패전 요건을 지웠고, 내친 김에 이재원이 역전 3점 홈런까지 치며 단번에 켈리에게 승리 조건을 안겨줬다. 켈리는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계투구수에 거의 이른 7회까지 역투를 펼치며 불펜의 부담을 줄였다.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고, 특유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과시하며 갈수록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00이닝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지우는 한 판이기도 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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