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최악의 투구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인 투수로는 10년 만에 나온 10실점 이상의 악몽이었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2번째 승리에 도전했으나 정반대의 결과로 시즌 5패째를 안았다. 류현진은 이날 4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졌으나 8피안타 7사사구 4탈삼진 10실점(5자책점)을 기록했다.
2회 포수 반스의 실책이 있어 10실점 중 자책점은 5점이었다. 그러나 포수 실책을 탓하기 전에 류현진의 기본적인 투구 내용이 너무 부진했다. 구종과 코스를 가리지 않고 안타를 허용했고,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사사구인 7사사구로 자멸했다. 3점대를 바라보던 평균자책점은 4.99로 다시 높아졌다.
한국인 투수가 MLB 무대에서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한 적은 류현진 이전에 네 번이 있었다. 류현진이 5번째인 셈이다. 첫 차례는 1998년 6월 22일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박찬호가 기록했다. 박찬호는 콜로라도전에서 5⅓이닝 동안 8피안타 4사사구 10실점을 기록했다. 10점 모두 자책점이었다.
박찬호는 1999년 4월 24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2⅔이닝 8피안타(3피홈런) 11실점(6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11실점은 여전히 한국인 선수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 유명한 타티스의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가 나온 날이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시절이었던 2006년 5월 22일 시애틀전에서도 5⅓이닝 10실점을 기록했다.
그 외에는 서재응이 탬파베이 소속이었던 2007년 4월 11일 텍사스전에서 3이닝 8피안타(3피홈런) 10실점(5자책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류현진의 이날 10실점은 당시 이후 처음 나온 한국인 선수 두 자릿수 실점이다. 7개의 사사구는 5번의 사례 중 가장 많고, 피홈런 없이 10실점을 기록한 것은 두 번째다. 류현진이 빨리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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