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첫 목표는 10승입니다."
장원준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팀 간 5차전 맞대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9이닝을 4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다. 앞선 2경기에서 사사구를 10개나 주면서 노출했던 제구 불안을 완벽하게 지워낸 만점 활약이었다.
앞선 4경기에서 다소 흔들리면서 승리 없이 3패만을 떠안았던 장원준은 이날 경기 내내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1회 2사 후 안타 두 개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고, 이후 7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빠른 승부로 투구수를 절약한 장원준은 95개의 공으로 완봉을 낚았다.
장원준의 완봉승은 개인 통산 5번째로 지난 2010년 9월 9일 롯데 시절 LG 상대로 거둔 뒤 2436일 만의 완봉승이다.
이날 장원준과 함께 호흡을 맞춘 양의지는 "앞선 등판보다 구위도 좋았다. 제구도 좋아서 불필요하게 빠진 공이 없어서 빠르게 승부를 볼 수 있었다"고 장원준의 컨디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선발 장원준이 그야말로 완벽한 피칭을 해줬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를 마친 뒤 장원준은 "오늘 날이 잡힌 것 같다"며 "밸런스도 좋고, 오랜만에 공을 때린다는 느낌이 있었다. 평소보다 이상하리만큼 공이 좋아서 오히려 걱정될 정도"라고 웃어보였다.
지난해 장원준은 지난 2011년 이후 개인 두번째 15승(6패)을 거뒀다. 그러나 올 시즌은 7경기에서 3승 째를 챙겼다. 다소 느릴 수 있는 승수 쌓기 페이스였지만, 장원준은 초초해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승리에 대한 목표를 단계별로 설정하며 조급한 마음을 지웠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 "일단 첫 목표는 10승"이라고 밝혔다.
장원준은 앞선 7시즌동안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시즌 초반 주춤하기는 하지만 두산 타자들은 화끈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 항상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장원준인 만큼 10승은 그렇게 높지 않은 목표로 보일 수 있다.
장원준은 10승을 목표로 삼은 부분에 대해서 "처음부터 몇 승을 해야한다고 생각을 하다보면 쫓기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며 "10승을 달성한 이후에 개인 최고 기록(16승)에 도전하고, 그것을 달성했을 때 다시 그 이상을 바라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승리에 대한 욕심은 단계별로 설정하며 크게 욕심을 버렸지만, 전반적인 투구 내용에 대한 욕심은 남달랐다. 무엇보다 볼넷 줄이기는 장원준이 시즌 내내 안고 있는 목표다.
그는 "두 경기에서 사사구를 10개나 줬다.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서 시즌 전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실망을 했다"며 "예민한 편이라서 못 던진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이번 등판에도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었지만, 무엇이 안됐나 고민도 많이 하고, 잘 됐을 때 투구를 봤는데, 그 부분이 좋게 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년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참가로 쉴 틈없이 달려온 만큼 체력적으로 힘들 법했지만, 그는 "알게 모르게 힘든 부분이 있지만, 핑계다. 몸 관리 더 잘해서 후유증이 있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