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첫 거래에서 대박을 터트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스냅. 하지만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트위터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스냅(Snap)은 IPO 처음으로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 해외 주요 외신들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스냅은 2017년 1분기에만 약 22억 달러(한화 약 2조 5,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스냅은 천문학적인 손실액은 IPO 등록과 관련해서 지불한 비용 20억 달러가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1분기 실적에 스냅의 주가는 약 20% 이상 급락한 17.45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스냅 실적 발표에서 순손실 금액보단 저조한 성장세를 지적하고 나섰다. 스냅은 폭발적인 성장세가 꺾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냅은 지난 1분기 일 사용자 수 1억 6,600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지만 직전 2016년 4분기에 비하면 단 5%만 증가한 것이다. 저조한 성장세 때문에 스냅은 당초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1억 5,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스냅이 지난 분기를 기점으로 사용자 수 증가 속도가 분명히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냅의 성장 둔화는 페이스북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경쟁에서 밀리는 증거이다. 스냅이 안정적인 기반 구축에 실패했다. 성장세가 둔화하면 스냅으로서는 페이스북과 구글에 밀려 제대로 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없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하고 나섰다.
IPO 이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스냅의 행보는 과거 트위터를 떠올리게 한다. 트위터 역시 IPO 이후 페이스북과 경쟁에 완벽하게 밀려 몰락했다. 최초의 SNS 트위터는 IPO 이후 성장세가 멈추자마자 가입자는 정체되고 수익 창출에 실패하며 페이스북과 경쟁에서 완패했다. 트위터는 최근 매각 협상마저 실패하며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냅은 지난 4월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에 사용자수가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 스냅 입장에서는 페이스북의 라이벌을 자처하는 자존심이 구겨졌을 뿐만 아니라 동영상이나 사진 전문 SNS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며 '적신호'가 켜졌다.
전문가들도 스냅의 미래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RBC 캐피털 애널리스트 마크 매해니(Mark Mahaney)는 “스냅 주가는 31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 스냅은 트위터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냅은 트위터에 비해 활동적인 사용자가 많으며 수익과 사용자 수 성장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반면 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 마이클 네이선슨(Michael Nathanson) 애널리스트는 “스냅은 트위터 전철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IPO 이후 지속적인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시장이 스냅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스냅은 11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에디슨 인베스트먼트 리서치(Edison Investment Research)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윈저는 스냅의 미래에 대해 더욱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그는 “스냅은 트위터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트위터는 주류 SNS 시장에서 밀렸지만 최소한 틈새 시장이라도 확실히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스냅은 페이스북과 정면 격돌해야만 한다. 성장 둔화의 늪에서 빠져나올만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의 기대주였던 스냅이 혹독한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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